코첼라 속 매운맛의 인기 비결
[Cook&Chef = 송채연 기자] 미국 최대 음악 축제 중 하나인 코첼라(Coachella)가 올해는 예상 밖의 ‘매운맛’으로 뜨거워졌다. 패션과 음악, 셀러브리티 문화가 중심이던 축제 현장에서 한국 식품 브랜드 삼양식품의 불닭소스가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새로운 글로벌 푸드 트렌드를 만들고 있다. 단순히 한국식 매운맛을 소개하는 수준을 넘어, 미국 현지 음식 문화와 결합한 체험형 콘텐츠로 자리 잡으면서 K-푸드의 글로벌 확장 방식 자체를 바꾸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삼양식품은 올해 열린 ‘코첼라 2026’에 공식 라면·핫소스 파트너로 참여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참여다. 과거 K-푸드가 한인 마켓이나 아시아 식품 중심으로 소비됐다면, 이제는 세계적인 문화 행사 안에서 독립적인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는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업계 관심이 집중됐다.
올해 현장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불닭소스의 활용 방식이었다. 삼양식품은 특정 제품을 단순 시식하는 형태 대신, 미국식 대중 음식과 결합한 협업 메뉴를 전면에 내세웠다. 피자와 치킨텐더, 핫도그, 퀘사디아, 감자튀김은 물론 디저트 메뉴까지 불닭소스를 접목하며 ‘어떤 음식에도 어울리는 매운맛’이라는 콘셉트를 강조했다. 특히 달콤한 음식에 매운맛을 섞는 ‘스위시(swicy)’ 트렌드가 미국 젊은 층 사이에서 확산되면서, 불닭소스를 활용한 디저트 메뉴까지 등장했다.
현장 반응도 뜨거웠다. 방문객들은 단순히 음식을 먹는 데 그치지 않고, 매운맛에 반응하는 자신의 모습을 촬영해 틱톡과 인스타그램에 올리기 시작했다. 눈물을 흘리거나 물을 찾는 장면, 친구들이 이를 촬영하며 웃는 모습은 짧은 영상 콘텐츠로 빠르게 소비됐다. 실제로 행사장 곳곳에서는 불닭 메뉴를 먹는 장면을 촬영하는 참가자들을 쉽게 볼 수 있었고, 일부 부스 앞에는 체험을 기다리는 긴 줄이 이어졌다.
삼양식품은 이러한 흐름을 적극 활용했다. 올해 코첼라의 핵심 프로그램은 ‘불닭 크롤(Buldak Crawl)’이었다. 참가자들이 행사장 내 여러 푸드 스탠드를 이동하며 불닭 협업 메뉴를 체험하고, SNS에 인증 콘텐츠를 업로드하는 참여형 이벤트다. 각 메뉴를 경험한 참가자들에게는 경품을 제공하며 현장 참여도를 높였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례를 두고 “식품 브랜드가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으로 진화한 사례”라는 평가도 나온다. 과거 축제 음식이 단순히 허기를 채우는 역할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음식 자체가 현장 경험의 일부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젠지 세대는 단순히 맛있는 제품보다 ‘공유할 수 있는 경험’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경향이 강하다. 불닭소스는 매운맛이라는 강한 자극성과 챌린지 요소를 결합하며 이 흐름을 정확히 파고들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불닭 브랜드는 이미 미국 SNS 플랫폼에서 높은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다. 틱톡과 유튜브에서는 ‘불닭 챌린지’ 형태의 먹방 콘텐츠가 꾸준히 인기를 끌었고, 극강의 매운맛에 도전하는 영상들이 수억 회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번 코첼라는 온라인에서 형성된 브랜드 이미지를 오프라인 공간으로 확장한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삼양식품은 올해 행사에서 별도 대형 부스를 운영하는 대신, 축제 공간 전체를 브랜드 경험 공간처럼 활용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이는 단순한 광고 노출보다 실제 소비자 경험과 참여를 중심에 둔 방식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브랜드가 직접 자신을 설명하기보다 소비자가 콘텐츠를 만들어 확산시키는 구조”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불닭 브랜드의 코첼라 참여는 지난해부터 화제를 모으기 시작했다. 2025년 행사 당시 삼양식품은 현장에 불닭 자판기를 설치해 참가자들에게 샘플 제품과 소스를 제공했고, 이를 인증하는 영상이 SNS에서 빠르게 퍼졌다. 올해는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실제 음식 체험 중심으로 진화했다는 평가다. 단순히 제품을 받는 경험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메뉴를 통해 ‘매운맛 자체를 즐기는 문화’를 만든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가 K-푸드의 미국 시장 전략 변화와도 맞닿아 있다고 분석한다. 과거에는 ‘한국적인 맛’을 소개하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현지 소비 문화 안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방식이 중요해졌다는 것이다. 특히 코첼라처럼 음악·패션·SNS 문화가 결합된 공간에서 K-푸드 브랜드가 중심 콘텐츠로 기능했다는 점은 상징성이 크다.
코첼라 현장에서 불닭소스는 음악 축제 속 하나의 놀이이자, SNS 속 챌린지였으며, 젠지 세대가 공유하는 경험 그 자체였다. K-푸드가 이제는 맛을 넘어 문화로 소비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올해 코첼라의 매운맛 열풍은 단순한 유행 이상의 의미를 남기고 있다.
Cook&Chef / 송채연 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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