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과도한 섭취는 변비 악화·영양 흡수 저해 우려” 경고
[Cook&Chef = 송채연 기자] 최근 SNS와 틱톡을 중심으로 ‘파이버맥싱(Fibermaxxing)’이라는 새로운 식습관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식이섬유 섭취량을 일일 권장량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식사법’을 뜻하는 이 트렌드는 장 건강과 다이어트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웰니스 식단으로 떠올랐다. ‘하루 사과 7개 분량의 섬유질 챌린지’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젊은 세대 사이에서는 건강관리의 상징처럼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좋은 것도 과하면 독’이라며, 식이섬유의 과잉 섭취가 되레 장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식이섬유의 귀환, 왜 지금 ‘파이버맥싱’인가
파이버맥싱은 단순한 유행을 넘어, 장 건강과 체중 조절을 위한 실질적인 움직임으로 평가받고 있다. 식이섬유는 장운동을 촉진하고 유익균의 먹이가 되어 장내 환경을 개선한다. 변비 완화뿐 아니라 염증 억제, 혈당 조절, 심혈관 질환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
해외에서도 파이버맥싱은 ‘저속 노화 식단’의 연장선으로 주목받는다. 하버드의대 소화기내과 카일 스탈러 교수는 “섬유질 섭취의 장기적 건강 효과는 분명하다”며 “장내 미생물의 다양성을 유지하는 데 식이섬유만큼 중요한 영양소는 없다”고 설명한다.
브로콜리, 귀리, 치아시드, 병아리콩, 사과, 해조류 같은 식품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장내 유익균의 먹이가 되어 짧은 사슬 지방산(Short-chain fatty acids)을 생성하고, 이는 항암·항염 효과를 유도한다. 미국암연구소는 식이섬유를 하루 30g 이상 섭취할 때 대장암 발병 위험이 7%가량 감소한다고 보고했다.
건강과 과유불급 사이, 그 미묘한 경계
문제는 ‘얼마나 많이 먹느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성인의 하루 식이섬유 권장 섭취량을 25~30g으로 제시하지만, 미국인 중 90% 이상은 이 기준을 채우지 못한다. 반면 최근 SNS를 통해 파이버맥싱에 뛰어든 일부 이용자들은 하루 35g 이상을 섭취하는 경우도 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하루 35g 이상은 다소 과한 섭취”라며 “식이섬유가 장 건강에 좋다는 이유로 무작정 많이 먹으면 수분이 섬유질 쪽으로 빠져나가 오히려 변비가 악화되거나, 철분·칼슘 등 미네랄 흡수를 방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차전자피나 치아시드, 식이섬유 보충제 등 고함량 제품을 무분별하게 섭취할 경우 복부 팽만, 가스, 복통이 생길 수 있다. 장이 예민한 과민성대장증후군(IBS) 환자나 항암 치료 중인 사람은 섭취를 피하거나 의료진과 상담이 필요하다.
몸이 말해주는 균형의 법칙
전문가들은 식이섬유를 ‘많이 먹는 것’보다 ‘천천히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식이섬유 섭취가 적었던 사람이 갑자기 섭취량을 늘리면 위장에 부담이 갈 수 있으므로, 하루 5g씩 점진적으로 늘리고 충분한 수분을 함께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루 세 끼 식사에 고르게 식이섬유를 나눠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침에는 귀리와 베리를 넣은 오트밀, 점심에는 병아리콩 샐러드, 저녁에는 렌틸콩 커리와 채소를 곁들이는 식이다. 단백질과 지방, 비타민 등 다른 영양소의 균형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파이버맥싱’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식습관을 되돌아보게 하는 신호다. 식이섬유는 변비 예방을 넘어 면역, 대사, 노화를 아우르는 핵심 영양소다. 그러나 그 효과를 온전히 누리려면 ‘적당히, 꾸준히, 다양하게’ 섭취해야 한다. 몸이 말해주는 신호를 무시하지 않는 것, 그것이야 말로 건강한 파이버맥싱의 시작이다.
Cook&Chef / 송채연 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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