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k&Chef = 정서윤 기자] 윤남노 셰프는 강한 별명으로 먼저 알려졌다.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전쟁’에서 ‘요리하는 돌아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한 그는 도발적인 태도와 선명한 인상으로 시청자에게 빠르게 각인됐다. 하지만 그를 오래 보게 만드는 힘은 강한 캐릭터 너머에 있는 그만의 태도다. 그는 자신이 받은 마음을 잊지 않았고, 그것을 음식과 사람을 대하는 방식 안에서 다시 건네는 사람이었다.
윤남노의 요리는 처음부터 멋진 꿈의 언어로 시작되지는 않았다. 어머니께서 암 판정을 받았을 때였다. 그 당시 집에서 운영하던 냉면집을 누군가는 지켜야 했고, 중학생이었던 그는 그 자리에 서게 됐다. 오래 이어가지는 못했지만, 그 시간은 그가 처음으로 어떤 일에 몰입했던 순간으로 남았다. 그 후로 어머니는 몸이 편치 않은 상황에서도 아들이 붙잡은 가능성을 보았고, 보험금으로 요리학원에 갈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그에게 요리는 낭만적인 선택이 아니라 집안의 사정과 책임감 속에서 시작된 일이었다.
형의 존재도 그의 시간 안에 깊게 남아 있다. 사회초년생이던 형은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도 동생의 길을 도왔다. 윤남노 셰프는 훗날 형이 자기 몫을 줄여가며 자신을 밀어줬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그 마음을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이름이 알려지고 형편이 나아진 뒤에는 그 마음을 조카에게 돌려주고 있다고 했다. 이 이야기를 설명하는 이유는 과거의 사정 때문만이 아니다. 자신에게 건네진 마음을 기억하고, 그 기억을 행동으로 옮기는 그의 태도가 있기 때문이다.
센 캐릭터 뒤에 남은 소탈함
그래서 그의 소탈함은 방송용 이미지로만 보이지 않는다. ‘흑백요리사’에서 센 인물처럼 등장했지만, 이후 여러 매체에서는 다른 결이 드러났다. ‘냉장고를 부탁해’에서는 막내 라인으로 선배들 사이를 오가며 자연스럽게 장난을 주고받고, 음식을 누구보다 맛있게 먹으며, 자기 이름으로 불리는 일을 기뻐한다. 선배들 앞에서도 과하게 굳지 않고, 모르는 것을 아는 척하지 않으며, 배울 것이 있으면 바로 받아들이는 태도가 화면에 남는다. 실력을 증명한 셰프가 다시 막내의 자리로 내려앉을 수 있다는 점이 오히려 그를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만든다.
‘윤남노포’에서 그 모습은 더 선명해진다. 이 콘텐츠는 유명 식당을 찾아가는 맛집 탐방이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손맛을 가진 평범한 사람을 만나 한 끼를 얻어먹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윤남노는 중장년 여성들에게는 한 끼 맛볼 수 있겠느냐고 다가간다. 젊은 세대에게는 어머니의 손맛을 묻는다. 그 과정에서 그는 셰프라는 이름을 앞세우지 않는다. 부엌에 앉아 묻고, 받아 적고, 먹고, 감탄한다. 한식을 배우는 대상이 유명한 셰프나 오래된 명가만이 아니라는 점을 그는 태도로 보여준다.
이 장면들이 특별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지금의 시대적 분위기와도 맞닿아 있다. 세대 사이의 경계가 자주 부각되고, 가족적인 온도가 예전만큼 자연스럽게 공유되지 않는 때에, 윤남노는 어른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린다. 타박을 들어도 웃고, 음식을 더 내어주면 기쁘게 받아먹고, 모르는 조리법은 진지하게 묻는다. 그가 평범한 어머니들의 부엌에서 배우는 것은 레시피만이 아니다. 오래 가족을 먹여온 손의 감각, 한 끼를 차리는 사람의 시간, 말보다 먼저 밥상으로 전해지는 마음을 함께 받아들이는 것이다.
사람에게 닿는 요리의 방식
이 지점에서 윤남노 셰프의 인간적인 매력은 그의 요리 세계와 분리되지 않는다. 그는 ‘안주꾼’이자 ‘파수꾼’으로 남고 싶다고 말해왔다. 좋은 재료를 찾고, 손님의 눈높이에 맞추고, 예쁜 모양보다 입에 분명하게 와닿는 맛을 중요하게 여긴다. 화려한 접시보다 편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 비싼 재료를 조금이라도 합리적으로 건네려는 마음, 오늘 오는 손님에게 집중하겠다는 태도는 그의 출발점과 닿아 있다. 그렇게 생계를 위해 시작했던 요리는, 어느 순간 사람을 먹이고 사람에게 마음을 돌려주는 일로 확장됐다.
그러나 그는 성격 좋은 '유명한 사람'이기전에 자신의 입지를 당당히 증명해낸 실력있는 쉐프다. ‘흑백요리사’에서 최종 4위에 오르며 실력을 보여줬으며, 디핀에서 헤드 셰프로 일하며 자신의 색을 쌓아왔다. 일식의 절제미와 프렌치의 소스, 안주와 와인의 결합, 재료의 맛을 직선적으로 살리는 감각은 그의 요리를 설명하는 중요한 축이다. 최근에는 디핀에서의 시간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비스트로로 향하며 다음 단계를 준비하고 있다. 방송을 통해 이름을 알렸지만, 그의 중심은 여전히 주방과 식탁 사이에 놓여 있다.
윤남노 셰프가 대중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결국 이 두 가지가 함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강한 인상 뒤에는 받은 마음을 오래 기억하는 사람이 있었고, 편안한 웃음 뒤에는 주방에서 오래 버틴 요리사가 있었다. 그는 자신을 도운 사람들의 시간을 지우지 않고, 그 마음을 가족에게, 손님에게, 함께 일하는 사람에게, 때로는 화면 너머의 시청자에게 다시 건넨다. ‘요리하는 돌아이’로 자신을 세상에 알렸지만, 결국 오래 남는 것은 별명보다 그의 태도였다. 윤남노라는 셰프의 힘은 받은 마음을 잊지 않고, 오늘의 한 접시에 다시 담아내는 데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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