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부리와 부리 아카데미의 도전, 현대 벨기의 미식의 기준을 쓰다
사진 = timboury 인스타그램
[Cook&Chef = 허우주 전문기자] 벨기에 미식계를 대표하는 셰프 팀 부리가 5월 발표된 미슐랭 가이드에서 다시 한번 3스타를 유지하며 벨기에 정상급 셰프로 입지를 굳혔다. 로셀라레에 있는 그의 레스토랑 부리(Boury)는 2022년 처음 3스타를 획득하며 벨기에 미식의 수준을 상징하는 공간으로 평가받고 있다.
벨기에 서플랑드르 지역에서 태어난 팀 부리는 어릴 적부터 음식과 가까운 환경에서 성장했다. 정육점을 운영하던 가족의 영향으로 좋은 식재료에 대한 감각을 자연스럽게 익혔고, 어린 시절에는 제빵사와 정육점 주인을 꿈꾸기도 했다. 이후 콕시데의 명문 호텔학교 테르 뒤넨에서 요리를 공부하며 본격적으로 셰프의 길에 들어섰다.
졸업 후 그는 브뤼셀의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 ‘꼼 셰 수아(Comme Chez Soi)’와 네덜란드의 전설적인 레스토랑 ‘오우드 슬루이스(Oud Sluis)’에서 경험을 쌓았다. 특히 혁신적인 요리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셰프 세르지오 헤르만 밑에서 일하며 다이닝 요리의 감각과 정교함을 체득했다. 이후 헨트의 ‘벨가퀸’ 총괄 셰프를 거쳐 자신만의 레스토랑을 열 준비를 마쳤다.
신선한 허브와 만두를 곁들인 크리미한 송아지 고기 요리. 사진 = __boury__ 인스타그램
지역 식재료와 현대 미식의 조화
2010년 팀 부리는 아내이자 공동 창업자인 잉게 웨일스와 함께 브뤼셀 서쪽의 강변 마을인 로셀라레에 ‘부리’를 열었다. 레스토랑은 개업 1년 만에 미슐랭 스타 1개를 획득했고, 2017년 2스타, 2022년에는 마침내 3스타에 올랐다. 현재 부리는 벨기에를 대표하는 최고급 레스토랑 중 하나로 손꼽힌다.
팀 부리의 요리는 ‘단순함’과 ‘순수함’이라는 키워드로 설명된다. 그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제철 식재료를 선별해 최상의 상태로 접시에 놓는다. 레스토랑 정원에서 직접 재배한 토마토, 북해에서 바로 잡아 올린 짭짤한 새우, 지역 농가에서 공수한 유기농 딸기, 지역 장인이 생산한 숙성 치즈 등을 활용하며 익숙한 재료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다.
대표 메뉴로는 마가목 열매와 청사과를 곁들인 랍스터 타르타르, 회향을 올린 산호초 생선 터번, 프레스티지 캐비어와 굴 에멀젼을 활용한 벨기에산 소고기 요리 등이 꼽힌다. 미슐랭 가이드는 부리에 대해 “복잡하면서도 완벽한 균형을 갖춘 요리”라고 평가하며 독창적인 소스 사용법을 높게 평가했다.
레스토랑의 분위기 역시 부리의 철학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1950년대 빌라를 개조한 공간은 차분한 색감과 자연광, 넓은 정원이 어우러져 긴장감보다 편안함과 따뜻함을 강조한다. 손님들이 지나치게 격식 있는 분위기 대신 편안함 속에서 최고의 미식 경험을 즐기길 바라는 팀 부리의 마음가짐이 드러난 인테리어다.
가족이 함께 만드는 ‘부리’의 완성도
부리의 성공 뒤에는 가족 경영 시스템이 있다. 아내 잉게 웨일스는 홀 운영과 서비스를 총괄하며, 동생 벤 부리는 전략과 경영, 브랜드 운영을 맡고 있다. 세 사람은 각자의 역할을 분명히 나누면서도 긴밀하게 협업하며 레스토랑을 이끌어왔다.
특히 서비스 분야에서의 완성도는 부리를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린 핵심 요소 중 하나다. 잉게 웨일스는 손님이 식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배려하며, 편안하면서도 정교한 서비스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세계 각국의 와인과 직접 개발한 증류주, 허브 음료 등으로 구성된 부리 보틀드 컬렉션을 제공하며 미식 경험의 폭을 넓히고 있다.
팀 부리는 Visitflanders와의 인터뷰에서 “미슐랭 3스타는 끝이 아니라 계속 발전해야 한다는 의미”라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손님들을 위해 끊임없이 성장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젊은 셰프들의 등용문, 부리 아카데미
팀 부리가 특히 힘을 쏟고 있는 분야는 인재 양성이다. 그는 동생 벤 부리와 함께 외식업계 인력난과 교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부리 아카데미(Boury Academy)를 설립했다. 이 프로그램은 전 세계의 젊은 셰프와 소믈리에, 웨이터들이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 현장에서 직접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만든 인턴십 과정이다.
부리 아카데미는 단순한 실습 프로그램을 넘어 현대 유럽 미식의 철학과 규율, 서비스 정신을 체계적으로 배우는 교육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참가자들은 부리 레스토랑과 제휴 레스토랑에서 실제 서비스와 주방 운영을 경험하며, 우수 참가자는 정규 채용 기회도 얻는다. 뉴욕과 스위스, 인도 등 세계 각국의 요리학교와 협력하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한 점도 특징이다.
이 프로그램은 이후 국제 플랫폼 에네아스(Aeneas)로 확장됐다. 팀 부리는 이를 통해 전 세계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에서 활약하는 젊은 인재들이 다양한 문화와 경험을 쌓으며 세계 미식계를 이끌 차세대 전문가로 성장하길 기대하고 있다.
사진 = timboury 인스타그램
완벽함을 향한 집중
팀 부리는 DUKE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내 주방에 필요한 것은 완벽함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늘 가장 먼저 출근하고 가장 늦게 퇴근하며 모든 고기와 생선 요리를 직접 점검한다. 마지막 접시를 내놓기 전까지 엄격하게 점검하느라 주방 분위기가 무거워질 때도 있다. 그러나 그는 가끔 직원들과 맥주를 마시며 자유롭게 소통하기도 한다.
그는 주방의 다양성은 창의성의 핵심 요소라고 강조한다. 세계 각국에서 온 인턴과 셰프들이 함께 일하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고, 그것이 다시 부리만의 독창적인 요리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지역 식재료에 대한 존중, 가족이 만드는 따뜻한 식사 경험, 젊은 인재를 향한 투자까지. 팀 부리는 성공을 넘어 벨기에 미식 문화의 미래를 설계하고 있다. 그리고 올해도 변함없이 유지된 미슐랭 3스타는 그 철학이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임을 증명하고 있다.
Cook&Chef / 허우주 전문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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