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k&Chef = 정서윤 기자] 몇 년전만 하더라도 마라는 일부 마니아층의 향신료였다. 중국 사천 요리 특유의 얼얼한 매운맛은 호불호가 분명했지만, 최근 몇 년 사이 마라는 한국의 외식과 간식 시장 전반으로 빠르게 스며들었다. 마라탕과 마라샹궈를 시작으로, 이제는 치킨·라면·스낵까지 마라의 영역이 확장되고 있다.
마라는 ‘저릴 마(麻)’와 ‘매울 랄(辣)’이 합쳐진 말로, 단순히 맵기만 한 맛과는 다르다. 고추의 캡사이신이 주는 매운맛에 화자오가 만드는 얼얼한 감각이 더해지며, 입안에서 지속적으로 자극을 남긴다. 이 독특한 감각이 반복 섭취를 유도하며 중독적인 매력으로 작용한다는 점이 마라 트렌드의 핵심이다.
특히 10·20세대를 중심으로 마라는 하나의 ‘취향 언어’가 됐다. 강한 맛을 즐기고, 자극적인 경험을 공유하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마라는 도전적인 음식이 아닌 익숙한 선택지로 자리 잡았다. 배달 음식과 간편식 소비가 늘어난 환경 역시 마라의 대중화를 가속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마라는 이제 외식 메뉴를 넘어 일상 간식으로 진입하고 있다. 한 손에 들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스낵 카테고리는 마라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영역이다. 강한 맛을 짧은 시간 안에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젊은 소비층의 소비 패턴과도 맞닿아 있다.
오리온이 선보인 ‘마라뿌린 치킨팝’은 이러한 변화의 연장선에 있다. 치킨팝 특유의 바삭한 식감과 치킨 풍미에 마라 시럽과 시즈닝을 더해 얼얼하면서도 고소한 맛을 구현했다. 여기에 건고추칩과 땅콩 원물을 더해 마라 특유의 복합적인 향과 식감을 살린 점이 특징이다.
치킨팝은 이미 10대에게는 학원·PC방 간식으로, 20대에게는 맥주 안주로 자리 잡은 스낵이다. 여기에 마라라는 강력한 트렌드 키워드를 접목함으로써, 기존 소비자에게는 새로운 자극을, 마라 마니아에게는 간편한 선택지를 제안한다는 전략이다.
출시와 함께 진행되는 배틀그라운드 컬래버레이션 이벤트 역시 제품의 타깃층을 명확히 보여준다. 게임, OTT 시청 등 개인화된 여가 시간 속에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간식이라는 메시지를 강화하며, 브랜드 경험을 확장하는 방식이다.
강한 맛은 더 이상 특별한 날의 선택이 아니다. 익숙한 간식에 새로운 자극을 더하는 방식으로, 마라는 일상 속으로 들어오고 있다. ‘마라뿌린 치킨팝’은 이 변화의 흐름을 가장 가볍고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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