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백질·비타민·윤리까지, ‘비건 건강학’의 모든 것
[Cook&Chef = 송채연 기자] 매년 11월 1일은 ‘세계 비건의 날(World Vegan Day)’이다. 1994년 영국 비건협회가 제정한 이후, 이 날은 동물로부터의 착취 없는 삶을 알리고 지속가능한 식문화를 확산하기 위한 상징적인 날로 자리 잡았다.
올해도 국내외 곳곳에서 비건박람회, 비건 마켓, 문화행사가 열리며 ‘식물성 전환(Plant-based Transition)’이라는 키워드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그렇다면 비건 식생활은 우리 몸의 건강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비건 식단은 단순히 고기를 먹지 않는 채식주의가 아니다. 식물성 원료 중심의 영양 설계를 통해 건강·윤리·환경의 조화를 추구하는 생활방식이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비건 식단은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비만과 당뇨, 심혈관 질환 위험을 줄이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된다. 이는 식물성 식품에 포화지방이 적고, 식이섬유와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특히 콩, 버섯, 견과류, 통곡물 등은 식물성 단백질의 주요 공급원으로, 근육 유지와 대사 균형에 도움을 준다. 최근에는 완두콩 단백, 귀리유, 두유 등을 활용한 대체식품이 다양하게 출시되면서 선택의 폭이 한층 넓어졌다.
놓치기 쉬운 영양소, ‘균형 잡힌 비건’이 관건
비건 식단을 실천할 때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영양 불균형이다. 대표적으로 부족하기 쉬운 영양소는 비타민D, 비타민B12, 헴철(동물성 철분)이다. 이들은 주로 연어, 달걀 등 동물성 식품에서 얻을 수 있어 비건의 경우 버섯류, 강화식품, 영양제를 통한 보충이 필요하다.
또한 식물성 철분(비헴철)은 흡수율이 낮기 때문에 비타민C가 풍부한 채소나 과일과 함께 섭취하는 것이 좋다. 전문가들은 “비건 식단은 충분히 건강할 수 있지만, 균형 잡힌 영양 관리와 계획적인 식단 구성이 필수적”이라고 조언한다.
국내에서도 비건 식문화는 빠르게 확산 중이다. 우유와 계란을 사용하지 않고 식물성 원료로 만든 비건 베이커리가 대표적이다. 콜레스테롤과 포화지방 부담이 적어 건강식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윤리적 소비와 가치 중심 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의 선택으로 이어지고 있다.
SNS에서는 ‘#비건빵’, ‘#플랜트베이스드’ 해시태그가 급증하며 건강과 환경을 동시에 고려한 소비가 하나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로 자리 잡았다. 식물성 원료는 생산 과정에서도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때문에, 비건 식문화는 개인의 건강을 넘어 지구의 건강까지 확장된 개념으로 이해된다.
지속가능한 건강을 위한 한 걸음
전문가들은 “비건은 단순한 식습관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생활방식의 변화”라고 강조한다. 균형 잡힌 식단과 올바른 영양 지식을 갖춘다면 비건은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삶의 한 형태가 될 수 있다.
‘세계 비건의 날’을 지나며, 우리의 식탁 위 작은 선택 하나가 몸과 지구의 건강을 함께 지켜주는 변화의 시작이 되고 있다.
Cook&Chef / 송채연 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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