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 대통령 후보들은 어떤 식탁 위에 앉아 있을까. 쿡앤셰프는 제21대 대통령선거를 맞아, 각 후보자들의 음식 취향과 식생활 철학을 조명하는 인터뷰 시리즈 〈21대 대선 후보의 식탁〉을 준비했다. ‘한 끼’의 소중함을 이야기할 시간. 후보자들의 입맛 속에서 우리는 그들의 감성과 가치관, 그리고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를 읽을 수 있다. 이것은 음식에 관한 이야기이자, 사람에 관한 이야기다. |
[Cook&Chef = 이경엽 기자] 제21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쿡앤셰프는 각 정당 및 무소속 후보들을 대상으로 식생활 철학을 묻는 특별 기획을 진행 중이다. 첫 시리즈로 무소속으로 출마한 황교안 후보가 답변을 보내왔다.
“화덕 피자, 담백한 도우 속에 나눔의 즐거움이 있습니다”
황교안 무소속 후보는 이번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으로 ‘화덕 피자’를 꼽았다. 겉보기엔 정제된 보수 정치인의 이미지와 거리가 있어 보이지만, 그의 설명을 듣고 있으면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화덕 피자는 도우의 담백함과 쫄깃함이 정말 좋습니다. 또 토핑에 따라 맛이 천차만별이라 매번 새로운 맛을 경험할 수 있어요. 무엇보다도 여럿이 함께 먹을 때, 다양한 종류의 피자를 시켜 나눠 먹는 재미가 크죠. 음식을 나누는 기쁨이 있는 음식입니다.”
그는 맛을 평가하는 데 있어 ‘식감’과 ‘공유의 가치’를 동시에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에서, 미식가라기보단 ‘소박한 즐거움’을 아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준다.
황 후보는 최근 자주 찾는 음식점으로 경리단길의 ’핏제리아오‘를 꼽았다. 화덕 피자를 좋아하는 이유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단골 음식점엔 추억이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황 후보는 더 오래된 기억 속 단골집 이야기도 꺼냈다.
“신사역 근처에 ‘영자 이모네 콩나물국밥집’이 있었어요. 지금은 다른 곳으로 옮긴 것 같지만, 정말 정이 가는 집이었습니다. 처음 갔을 땐 ‘맛없으면 손님 탓, 맛있으면 이모 탓’이라는 문구가 눈에 띄었죠. 처음엔 의아했지만, 알고 보니 장조림 국물과 반찬을 잘 배합해 먹으라는 뜻이더군요. 그렇게 먹으면 정말 맛있었습니다.”
그 음식점은 황 후보가 2017년 대통령 권한대행 임기를 마치고 공관을 떠난 날, 가장 먼저 찾았던 식당이기도 하다. 한 정치인의 인생에서 소소한 식당 하나가 얼마나 따뜻한 기억으로 남는지, 이 짧은 일화 속에서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다.
“두부, 김처럼 언제나 편안한 음식이 좋습니다”
정치인의 일상은 바쁘다. 자연히 식사도 소홀해질 수 있지만, 황 후보는 집에서만큼은 소박한 식단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집에서는 주로 한식을 먹습니다. 특별히 가리는 음식은 없어요. 골고루 다 좋아합니다. 특히 두부나 김은 언제 먹어도 맛있고, 질리지 않습니다.”
겉으로는 단순해 보일 수 있는 식재료지만, 두부와 김은 한국 식탁에서 오랜 시간 자리를 지켜온 기본의 미학이라 할 수 있다. 그가 말하는 식생활의 기준은 화려함이 아니라 정직하고 소박한 맛에 있다.
“좋은 음식에는 세 가지가 필요합니다”
음식을 만들거나 선택할 때 황 후보가 중요하게 여기는 세 가지 원칙은 명확하다. 신선한 재료, 건강에 좋은 조리법, 정성. 그는 이 세 가지가 음식의 본질을 결정한다고 본다.
“음식을 만들 때는 신선한 재료와 몸에 좋은 조리법이 무엇보다 중요하죠. 그리고 정성도 중요합니다. 그건 음식을 대하는 마음이니까요.”
그는 ‘좋은 음식’이란 그날그날 입에 당기는 음식이라고도 덧붙였다. 단순히 영양이나 미감의 문제가 아니라, 그날의 기분, 몸 상태, 계절과도 어우러진다는 뜻이다.
“안전한 먹거리, 구석구석 맛있는 집이 많은 나라 만들고 싶습니다”
정치인으로서 황 후보는 외식업과 식문화에 대한 정책적 비전도 분명히 갖고 있다.
“무엇보다 안전한 먹거리 환경을 만들고 싶습니다. 그리고 국민 누구나 근처에서 쉽게, 값싸고 맛있는 음식을 접할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특히 K-푸드의 세계화를 국가적 과제로 삼아, 우리 음식의 우수함을 널리 알리고 싶어요.”
정치적 비전과 미식의 결합은 생소하게 들릴 수 있지만, 사실 국민의 건강과 행복은 ‘한 끼 식사’에서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의 식문화에 대한 철학은 단순히 개인적 취향이 아니라, 삶의 질과 국가 운영의 기준으로 확장된다.
“음식을 보면 사람이 보인다”
황교안 후보와의 인터뷰는 음식이라는 주제를 통해 그가 어떤 삶의 태도와 가치관을 지니고 있는지를 엿볼 수 있는 기회였다.
소박한 식재료를 소중히 여기고, 함께 나누는 식사의 즐거움을 아는 사람. 그가 만약 대한민국의 식탁을 책임지는 자리에 선다면, 어떤 메뉴가 국민에게 올라올지 조심스럽게 상상해본다.
- 다음 편 예고: [대선 후보의 식탁 ②]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 (5월 23일 공개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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