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생성: ChatGPT (OpenAI) 제공 / Cook&Chef 제작
[Cook&Chef = 이은지 기자] 고물가와 경기침체 속에서 외식업 자영업자들이 체감하는 경영 환경은 여전히 '버티기'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가 2025년 상반기 실적 및 하반기 전망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음식점을 포함한 외식업종의 하반기 매출 감소폭은 평균 △7.7%로 나타났다. 상반기 평균 감소폭(△15.2%)보다는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회복세를 논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조사는 음식점업, 숙박업, 도소매업, 기타서비스업 등 자영업자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상반기 동안 매출이 전년보다 증가했다는 응답은 23.2%에 그쳤으며, 순이익 증가 응답도 같은 수준이었다. 하반기 전망에서는 매출 증가 기대치가 39.0%, 순이익 증가 기대는 37.8%로 다소 개선된 분위기를 보였지만, 전반적인 소비 위축과 비용 부담은 여전히 자영업자들을 압박하고 있다.
외식업계 자영업자들이 가장 크게 체감하는 경영 애로는 ▸소비심리 위축으로 인한 매출 감소(36.2%), ▸원부자재 매입 부담(25.1%), ▸임차료·세금 등 고정비 부담(11.7%) 순으로 조사됐다. 특히 농축수산물 등 원재료 물가는 2024년 기준 전년 대비 5.9% 상승해 외식업의 식자재 조달 비용이 크게 늘어난 상황이다. 소비자는 가정식 비중을 늘리고 외식 빈도를 줄이고 있으며, 자영업자는 재료비와 인건비, 임대료를 동시에 떠안고 있어 양측 모두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자영업자들의 평균 대출액은 1억 360만 원, 월 이자 부담은 81만 원으로 조사됐다. 연환산 금리 기준 9.4%에 해당하는 높은 수준이다. 이는 예금은행 평균 대출금리(4.5%)나 소액대출 금리(6.8%)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으로, 대출 구조 자체가 열악한 외식업 소상공인의 현실을 반영한다.
조사에 참여한 자영업자 43.6%는 “향후 3년 내 폐업을 고려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가장 큰 이유는 ▸영업실적 지속 악화(28.2%), ▸경기회복 전망 불투명(17.0%), ▸대출상환 부담(15.1%)이었다. 이는 소비자의 외식 소비 감소가 곧 외식업자의 생존과 직결되는 구조적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에 자영업자들은 실효성 있는 정책 지원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가장 시급한 과제로는 ▸신용카드 소득공제 확대(30.0%), ▸세제지원 강화(22.2%), ▸저금리 정책자금 확대(27.4%)가 꼽혔다. 특히 음식점처럼 현금보단 카드 결제가 많은 업종은 소비자 혜택과 직결되는 소득공제 확대가 직접적인 매출 증가로 이어질 수 있어 강한 요구가 있는 상황이다.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가격은 올랐지만 품질이나 만족도는 개선되지 않았다는 체감이 늘고 있는 상황이다. 외식은 더 이상 ‘일상’이 아닌 ‘선택적 지출’로 분류되고 있으며, 식당 선택의 기준은 가격 대비 가치가 됐다. 이는 외식업체에게 “가성비”나 “고객경험”에 대한 구조적 재정비를 요구하는 신호다.
한경협 이상호 경제산업본부장은 “구조적 내수부진과 고금리 환경이 지속되며 외식업을 포함한 자영업 전반이 압박을 받고 있다”며 “정부는 물론 민간도 실질적인 금융·경영부담 완화 정책을 함께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식은 단순한 소비 행위가 아니라 지역 사회의 활력과 문화 다양성, 일상의 여유를 상징한다. 외식업이 지속가능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결국 소비자 역시 더 비싸고 더 제한적인 선택지만을 마주하게 된다. 외식업 종사자와 소비자, 정부가 함께 고통을 분담하면서 해법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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