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ook&Chef = 정영 기자] 전북의 맛이 바뀌고 있다. 단순히 ‘맛있다’는 감탄을 넘어, 건강과 치유의 가치를 담은 식문화가 관광과 외식 콘텐츠로 확장되는 흐름이다. 지난 24일 전주 한국전통문화전당에서 열린 ‘2025 전북 치유음식 콘테스트’는 그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자리였다.
전북특별자치도가 주최한 이번 행사는 ‘건강한 맛, 전북에서 찾다’를 부제로, 제철 식재료와 지역 발효식문화를 기반으로 한 치유음식을 발굴하고, 이를 웰니스 관광 콘텐츠로 발전시키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 당뇨, 고혈압, 면역력 증진, 스트레스 완화 등 건강 효능을 주제로, 요리연구가, 외식업 종사자, 조리·영양학과 출신 청년들까지 총 14팀이 출전해 직접 조리와 시연으로 실력을 겨뤘다.
행사의 포문은 한식 파인다이닝 ‘파인(Fine)’의 최영 셰프가 열었다. 전복과 닭다리살을 활용해 삼계탕을 재해석한 치유 요리는 참가자와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으며, ‘맛과 치유가 조화를 이룰 수 있다’는 메시지를 현장에서 전달했다.
대상은 고창군의 ‘토굴발효’ 팀이 수상했다. ‘누룩소금 항아리 훈제구이’와 ‘청국장 복분자펄 발사믹 샐러드’는 고창의 토종 발효 식문화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해 정갈한 플레이팅과 창의성 면에서 심사위원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소금과 청국장, 복분자’라는 전북 고유의 식재료는 조리적 상상력을 통해 하나의 완성된 치유음식으로 승화됐다.
최우수상은 군산청년몰 팀의 ‘정읍 시래기만두와 전주 미나리무침’, 김제시 온도농장의 ‘고사리 콩 크림 파스타’가 각각 수상했다. 모두 각 지역의 제철 식재료를 활용해 건강함을 식탁 위에 구현한 작품이다. 우수상에는 ‘피를 맑게 해주는 오방색 청혈장’, ‘곶감단지’, ‘영양고등어솥밥’이, 장려상에는 ‘환삼덩굴 치유 팬케이크’, ‘무염치즈 라클렛’, ‘고구마 치즈 케이크’, ‘마음대로 포카치아’ 등이 선정되어 전북 각지의 로컬푸드가 얼마나 풍성한 치유자원이 될 수 있는지를 실증했다.
행사를 마무리하며 이정석 전북자치도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이번 행사를 통해 발굴된 치유음식 자원을 바탕으로, 전북 고유의 건강 식문화가 관광객 유치와 외식산업 확장에 기여하길 바란다”며 “전북만의 차별화된 웰니스 콘텐츠가 더욱 고도화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전북의 치유음식은 이제 건강식 트렌드의 단계를 넘어, 지역 자원과 조리 철학, 관광 콘텐츠가 결합된 종합 식문화 전략으로 발전하고 있다. 쿡앤셰프는 앞으로도 로컬에서 시작된 건강한 음식의 가능성을 조명하고, 조리 관점에서의 정책적 확장 가능성도 함께 따라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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