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물도 부드럽고 고소하지만 고기도 잡내 없이 맛있고 잘 뜯겨
[Cook&Chef=조용수 기자] 감자탕은 돼지 등뼈를 장시간 푹 삶아 육수를 내고 뼈와 살이 잘 발라진 등뼈에 우거지와 감자, 깻잎, 고추, 파, 마늘 등 각종 야채에 들깻가루와 고춧가루를 넣고 끓여 걸쭉하고 얼큰한 맛이 나는 한국의 국물 요리이다.
감자탕의 어원은 감자를 넣었기 때문이라는 설과 돼지 등뼈에 든 척수를 ‘감자’라 한다는 데서 유래된 설이 있지만 확실한 이야기는 아닌 듯하다. 하지만 감자탕은 삼겹살, 족발과 함께 한국인이 가장 즐겨 먹는 외식 음식 중 하나이며, 애주가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술안주인 것만은 확실하다.
‘같은 음식이라도 어머니의 숫자만큼 그 맛이 다르다’라는 말처럼 36년 전 이곳에서 처음 ‘지수에 감자탕’ 업소를 시작한 전경임 대표는 고향인 순천에서 어깨너머 배웠던 요리를 바탕으로 5남매의 생계를 위해 지인의 소개로 이곳에서 터를 잡아 장사를 시작했다.
“음식 맛의 비결은 정성입니다. 내 입에 들어갈 음식, 내 가족이 먹을 음식이라고 생각하고 감자탕을 만들었습니다. 돼지 등뼈는 핏물을 잘 빼야만 고기 누린내를 잡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더 많이 씻고, 더 깨끗하게 고기 손질을 잘해야 합니다. 정성이 없으면 제맛을 낼 수 없는 것이 감자탕 음식입니다.”
감자탕 국물도 부드럽고 고소하지만 고기도 잡내 없이 맛있고 잘 뜯겨서 먹기에도 아주 편하다는 ‘지수네 감자탕’의 또 하나의 맛의 매력은 밑반찬으로 나오는 ‘갓김치’와 ‘동치미’이다. 정경임 대표의 대를 이어 셋째 딸인 이연옥 씨가 2대 사장으로 업장의 모든 밑반찬을 책임지고 있다.
깨끗하게 돼지 등뼈의 핏물을 제거하는 법, 시원한 육수를 만들기 위해 삶아서 기름기를 제거하는 법, 계절이 오면 갓과 제철 무를 사서 갓김치와 동치미를 담고 하는 일의 반복이 얼마나 힘든지 알게 되었다는 이연옥 2대 사장의 표정에서 힘든 일을 즐기면서 하는 삶의 여유가 느껴진다.
한 번도 안 와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온 사람은 없다며 이곳 고객들은 대부분 오랜 시간 인연을 같이 해온 사람들이 대부분인 ‘지수네 감자탕’은 4인용 테이블 8개의 작은 식당이지만 깔끔하고 아담한 공간으로 실내 장식을 바꿨다. 다가올 여름철, 뜨거운 감자탕을 보다 쾌적하게 드시라고 에어컨 4대를 설치했다.
깊은 육수 맛에 부드러운 고기 식감에 향긋한 깻잎 내음과 콩을 갈아 넣어 담백하고 고소한 맛이 매력적인 ‘지수네 감자탕’은 5남매를 키우기 위한 어머니의 노력과 희생, 그리고 정성이라는 양념을 넣어 맛을 낸 정경임 대표의 세월의 결정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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