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ook&Chef = 이경엽 기자] 황제의 과일이라 불리는 ‘하미멜론’이 국내에서 재배에 성공해 소비자 곁으로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전라남도 해남군(군수 명현관)은 하미멜론의 조기 출하를 위한 기술 시범사업을 통해 7월 초부터 본격적인 출하에 나섰으며, 이는 국내 프리미엄 과일 시장에 적지 않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하미멜론은 중국 신장위구르 하미 지역에서 유래한 품종으로, 과거 황제에게 진상하던 과일로도 알려져 있다. 일반 멜론에 비해 당도가 높고 과즙이 풍부하며, 밀도 있는 과육과 주황빛 색감이 특징이다.
특히 고온기에도 높은 당도를 유지할 수 있어 기후 변화에 대응한 신소득 작물로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주로 수입산 하미멜론만 유통되었으며, 프리미엄 과일로 분류되어 가격과 유통 접근성 면에서 일반 소비자에게는 부담이 적지 않았다.
해남군은 지난해부터 농업기술센터 주관으로 하미멜론 품종 도입과 실증시험을 진행해왔으며, 올해 조기 출하를 위한 하우스 보온필름과 예냉시스템을 적용한 기술 시범사업을 통해 생산 기반을 구축했다. 현장 평가 결과, 해남 지역은 기상 여건이 양호하고 생육 단계별 맞춤형 재배 기술 지원이 더해져, 수확된 하미멜론의 당도와 저장성 모두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산 하미멜론의 본격 출하는 소비자에게도 다양한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우선, 국내 생산을 통해 유통 구조가 단축되고 가격 안정화가 가능해지면서, 더 많은 소비자들이 하미멜론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기존의 프리미엄 수입 멜론이 일부 계층에 국한되었던 데 반해, 국산 하미멜론은 로컬푸드 직판장과 생산자 직거래를 통해 보다 폭넓은 유통을 가능케 하고 있다.
또한, 하미멜론은 셰프와 외식업계에서도 활용 가치가 높은 식재료다. 높은 당도와 풍부한 과즙은 디저트는 물론 샐러드, 멜론 스프, 과일 퓌레 등 다양한 요리에 적합하며, 색감과 식감 모두에서 시각적 만족도까지 충족시킨다. 프리미엄 과일을 활용한 요리 개발이 활발한 최근 외식업계 트렌드와도 잘 맞아떨어진다.
출하시기의 다변화 역시 또 다른 장점이다. 일반 멜론이 8~9월에 집중 출하되는 것과 달리, 해남산 하미멜론은 7월 초부터 수확이 가능해 여름철 과일 시장의 공급 편중을 완화하는 데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해남군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하미멜론은 고온기에도 당도가 높고 식감이 우수해 소비자들의 반응이 매우 긍정적이다”라며, “앞으로도 새로운 품종의 도입과 정밀한 재배 기술 적용을 통해 해남 농업의 경쟁력을 높이고자 한다”고 밝혔다.
국산 하미멜론의 등장은 단순한 품종 도입을 넘어, 프리미엄 과일 시장의 지형을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농가에게는 새로운 소득원, 소비자에게는 고품질 과일의 대중화, 외식업계에는 창의적 식재료 확보라는 다층적 효과가 기대된다. 이제 해남산 하미멜론은 단순한 여름 과일을 넘어, 한국형 프리미엄 과일 시장의 방향성을 새롭게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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