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효스시 계통
- 혼나레
원칙으로서 생선과 소금과 밥만을 재료로 장기간 발효시키면 산미를 지니게 된다. 먹을 때에만 밥을 긁어서 떼어내고 생선만 먹는다. 우리나라의 식해와 비슷하나 식해는 생선뿐만 아니라 모든 재료를 같이 먹는 것이 차이점이다. 일본 고대의 스시와 흡사한 조리법과 먹는 법이지만 실제로 이에 해당하는 것을 시가현의 후나스시(붕어초밥)뿐이다. 주의해야 할 점은 여기서 말하는 ‘혼나레’의 정의가 그대로 일본 고대의 스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여기서 말하는 조건 외에 절인 생선의 사전 손질 등도 한정 시킬 필요가 있다.
- 나마나레
어디까지나 발효에 의해 신맛을 지니게 되는 것으로서 발효를 얕게 하여 밥도 생선과 함께 먹을 수 있는 것을 ‘나마나레’라고 한다. 현재 확인된 일본의 발효스시는 거의 모두가 ‘나마나레’라고 할 수 있다. ‘나마나레’는 우리나라의 식해와 거의 흡사하다. 다만 일본은 고춧가루 등 다른 양념을 전혀 쓰지 않는 다는 점이 차이점이다. ‘나마나레’중에는 ‘혼나레’와 거의 같은 재료 구성의 것과 거기에 다른 재료를 혼합한 것이 있다. 여기서는 전자를 옛날식 ‘나마나레’, 후자를 개량형 ‘나마나레’라고 표현하고자 한다. 이전에는 옛날식 ‘나마나레’였던 것이 지금은 점차적으로 개량형 ‘나마나레’로 바뀌고 있다.
개량형 ‘나마나레’에는 야채, 해조류 등의 소재를 더한 것과 술이나 누룩 등의 발효촉진제를 섞은 것도 있다. 개중에는 식초를 섞은 것도 있으나 신맛의 주체는 어디까지나 발효로서 조제해서 알맞은 발효기간을 갖게 한 것, 또는 완성된 무렵에는 발효 내음이 나는 것까지를 여기서는 개량형 ‘나마나레’에 포함 시켰다. ‘나마나레’의 또 하나의 특징은 식용 가능기간이 있다는 점이다. 발효가 지나치면 밥알이 녹고 생선도 상하게 된다. 처음부터 장기간 숙성을 목표로 한 ‘혼나레’의 경우와는 달리 밥도 함께 먹을 목적으로 만든 ‘나마나레’는 특히 밥알 보호가 중요하다. 따라서 먹을 시기로 부터 역산해서 초밥을 절여야 한다. 물론 ‘혼나레’인 붕어초밥(후나스시)도 이와 같은 성격을 지니고 있지만 완전히 절인 다음에는 이른바 ‘먹음직한 기간’이 붕어초밥의 경우는 매우 길다. 그 밖의 대부분의 발효스시(나마나레)는 시간(맛있는 시기)이 지나면 식품으로서의 가치가 순간적으로 떨어지게 된다.
‘나마나레’의 분포는 긴기지방(지금의 오사카 지역)이 주를 이루고 있으나 다른 지역에도 산재하고 특정지역의 조리법이라고 할 수가 없다. 구태여 말한다면 관동, 도카이지방이라고 할 수 있다. 명칭은 ‘나레스시’라고 칭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발효시키는 공정이 무척 강렬했던지 ‘쿠사리스시(썩은 초밥)’, 혹은 ‘쿠사레스시(썩은 초밥)’ 등의 이름으로 각지에서 불리워지는 경우도 있다. ‘나레스시’라고 하면서도 실제는 발효시키지 않은 예가 있는 것은 지난날의 호칭과 조리법은 계승하는 척 할 뿐이다. 이론적으로는 어떤 생선이든지 ‘나마나레’의 재료가 될 것 같지만 실제는 담수어는 은어, 바다생선은 고등어를 주로 사용하고 전어, 전갱이, 정어리 등을 비교적 많이 사용한다.
- 이이스시 (飯ずし)
개량형 ‘나마나레’ 중 재료가 ‘생선+소금+밥+누룩+야채’ 구성되는 것을 여기서는 ‘이이스시’ 또는 ‘이이스시계스시’ 라고 말한다. 이이스시의 어원을 홋카이도 도호쿠 지방의 ‘이이스시’에서 유래하지만 그 지방에서는 스시를 (飯ずし)라고 한자를 섞어서 표기하고 앞에서 말한 이이스시는 (イ―ズン)라고 가타카나로 표기하는 것이 관행이다. 이이스시의 분포지역은 비교적 분명하다. 홋카이도 전역과 도호쿠 지방으로부터 호쿠리쿠 지방까지의 동해 연안지역이 뚜렷하며 이른바 ‘환일분해 문화권’이 주요 분포지역이다. 여기서 말한 동해는 우리나라 동해를 말하며 일본인은 일본해라고 주장한다. 우리나라 동해안지역에는 식해라는 발효식품이 있다. 이것은 고춧가루로 빨갛게 물들여 있지만 ‘생선+소금+밥+야채’ 등으로 구성된 개량형 ‘나마나레’의 일종이다. 여기다가 누룩이 아닌 맥아(엿기름)을 발효촉진제로 첨가하고 있으므로 ‘이이스시’에 매우 흡사하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서 우리나라와 일본의 동해 연안과의 교류의 흔적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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