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경영’ 강조 한 달 만에 또 사고…실효성 논란 확산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근로자의 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Cook&Chef = 조서율 기자]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설비 유지보수 작업 중 근로자 2명이 손가락 절단 부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해 경찰과 노동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경기 시흥시 소재 삼립 시화공장에서 20대와 30대 근로자가 작업 중 설비에 손이 끼이는 사고를 당했다. 정확한 사고 경위는 조사 중이지만 생산 설비 수리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고로 20대 A씨는 왼손 중지와 약지 일부가 절단되는 중상을 입었고, 이를 처리하던 30대 B씨 역시 오른손 엄지 일부가 절단되는 부상을 입었다. 두 부상자는 사고 직후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공장 내 폐쇄회로(CC)TV와 작업 기록을 확보해 설비 전원 차단 여부, 안전수칙 준수 여부 등 작업 당시 안전관리 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조사 결과에 따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이나 업무상과실치상 혐의 적용 가능성도 검토 중이다.
같은 공장에서는 지난해 5월 컨베이어벨트 작업 중 50대 근로자가 끼임 사고로 사망했으며, 올해 2월에도 화재가 발생하는 등 사고가 이어졌다. SPC 계열 제빵공장에서도 2022년 평택 SPL 공장, 2023년 성남 샤니 공장에서 각각 사망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이번 사고는 SPC그룹이 최근 ‘안전경영’을 핵심 과제로 내세워왔다는 점에서 파장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 SPC그룹은 반복된 사고 이후 조직 쇄신과 현장 중심 안전 체계 구축을 강조해왔지만, 동일 유형의 사고가 재차 발생하며 정책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SPC는 지난 3월 허영인 회장 주도로 안전 체계 재정비에 나섰다. 도세호 상미당홀딩스 대표를 계열사인 삼립의 대표이사로 내정해 생산 및 안전관리 전반을 맡겼으며, 현장 중심의 안전 문화 정착을 강조했다. 같은 달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사명을 기존 SPC삼립에서 ‘삼립’으로 변경하며 이미지 쇄신에도 나섰다.
앞서 2025년 5월 시화공장 사망 사고 이후에는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현장을 찾아 “같은 방식의 사고가 반복되는 것은 예측 가능하고 방지할 수 있는 문제”라고 지적하며 강하게 질타하기도 했다. 이후 SPC는 근무 체계를 3조3교대로 개편하고 야간 근로 시간을 제한하는 등 개선책을 내놓았으며, 그룹 차원에서 ‘변화와 혁신 추진단’을 출범시키고 3000억 원 규모의 스마트 공장 투자 계획도 발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유사 사고가 반복되면서 기존 공장의 안전 개선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신규 투자와 별개로 현장 설비와 작업 공정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안전 재설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SPC삼립 측은 “설비 점검 과정에서 부상이 발생해 즉시 병원으로 이송했으며 치료와 회복을 지원하고 있다”며 “부상자와 가족에게 깊은 위로를 전한다”고 밝혔다.
SPC그룹을 둘러싼 안전 논란이 끊이지않는 가운데, 식품 제조업 전반에서도 근로자의 안전과 작업 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국민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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