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ook&Chef = 이은지 기자] 한국인의 식탁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단순히 ‘배를 채우는 식사’에서 ‘건강을 설계하는 식사’로 중심이 이동하면서, ‘웰니스(Wellness)’라는 키워드가 식문화의 전면에 등장했다. 칼로리와 나트륨, 당류 섭취를 줄이려는 움직임은 가정식뿐 아니라 외식, 가공식품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 변화에서 당류 절감은 특히 중요한 과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하루 총 열량의 10% 이하로 당 섭취를 제한할 것을 권고하며, 필요 시 5% 이하로 낮추는 것을 권장한다. 하지만 전통적으로 조리용 소스·양념·장류에 당을 다량 사용하는 한국 요리 문화에서는, ‘맛을 유지하면서 당을 줄이는 일’이 오랜 숙제였다.
CJ제일제당 ‘슈가라이트’, 저당 소스·장류의 본격화
CJ제일제당이 출시한 ‘슈가라이트(Sugar Light)’ 9종은 바로 이 과제에 대한 해법을 제시한다. 100g당 당 함량을 4g 미만으로 낮춘 이 제품군은 드레싱, 굴소스, 양념장, 고추장·쌈장 등 밥상의 기본 조미료를 포괄한다.
핵심은 ‘저당 모듈레이션’ 기술이다. 알룰로스, 스테비올배당체 등 대체당의 맛 발현 시점과 강도를 분석해 최적 조합을 구현함으로써, 설탕을 줄여도 풍미와 조화가 무너지지 않게 했다. 특히 장류나 소스는 원재료가 다양하고 유통 안정성 확보가 까다로운데, 이 기술은 미생물 발생 위험까지 고려해 완성됐다.
닐슨IQ코리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드레싱·소스 시장은 전년 대비 각각 40%, 300% 성장했고, ‘저당소스’ 검색량은 3배 이상 늘었다. 이는 소비자가 ‘맛없는 다이어트’가 아니라 ‘맛있는 건강식’을 원한다는 신호다. ‘슈가라이트’의 출시는 그 수요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맛을 지키는 저당화, 식문화 혁신의 관문
저당 소스·장류는 단순한 신제품 카테고리가 아니다. 한국인의 식문화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기초 양념의 건강 지표를 바꾸는 일이다.
특히 굴소스, 불고기 양념, 고추장, 쌈장은 한식의 기본 맛을 규정하는 재료로, 이들의 저당화는 조리 전반의 영양 구조를 변화시킨다. 이는 가정뿐 아니라 외식업계에도 직접적인 파급효과를 줄 수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맛과 건강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저당 소스·장류의 개발은 웰니스 식문화의 새로운 표준이 될 것”이라며, “시장과 식문화 전반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도록 지속적인 제품 개발과 시장 개척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저당화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흐름이 됐다. 이제 소비자와 시장 모두, 건강을 해치지 않는 맛의 미래를 향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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