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ook&Chef = 이경엽 기자] 무더위가 본격화되는 7월 중순, 시장 한편에서 특유의 쫀득한 식감과 고소한 향으로 사람들의 발길을 사로잡는 것이 있다.
바로 ‘찰옥수수’다. 여름철 대표 간식으로 오랜 시간 사랑받아온 찰옥수수가 최근에는 기능성과 건강까지 갖춘 식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기능성 성분이 풍부한 두 품종, ‘황금맛찰’과 ‘황금흑찰’을 소개하며 여름철 건강한 먹거리로서 찰옥수수의 가치를 조명했다.

찰옥수수의 제철은 7월 중순부터 8월 중순 사이다. 장마철이 끝나고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기 전까지, 갓 수확한 찰옥수수는 단맛과 수분이 풍부하고 식감도 쫀득하다. 흰옥수수보다 당도가 높으면서도 포만감이 오래가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손색이 없으며, 혈당 지수가 낮아 혈당 관리가 필요한 사람들에게도 부담이 적은 간식이다. 여기에 풍부한 식이섬유와 비타민 B군, 항산화 성분들이 더해져 남녀노소 모두에게 적합한 ‘기능성 간식’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중에서도 2016년 농촌진흥청과 충북 괴산군이 공동 개발한 ‘황금맛찰’은 기능성과 지역성을 동시에 갖춘 품종으로 평가받는다. 노란색 알곡이 특징인 이 품종은 기존의 흰찰옥수수에 비해 베타카로틴 함량이 8배 이상 많다. 베타카로틴은 눈 건강을 지키고 피부 건조를 억제하며, 항산화 및 항노화 작용을 통해 신체 전반의 건강 유지에 기여하는 성분이다. 황금맛찰은 풋옥수수로 쪄서 먹는 것은 물론, 떡이나 옥수수쌀, 스낵 등의 가공식품 원료로도 활용되고 있으며, 현재 괴산군을 중심으로 지역 특화 작물로 재배되고 있다. 2027년부터는 민간 업체를 통해 종자 보급이 확대될 예정이다.
또 하나의 기능성 품종인 ‘황금흑찰’은 2022년에 개발된 검정색 찰옥수수다. 이 품종은 한 알의 곡립에 카로티노이드와 안토시아닌을 동시에 함유한 국내 최초의 찰옥수수다. 카로티노이드는 강력한 항산화 작용과 함께 시력 보호, 암 예방, 면역력 증진에 도움을 주며, 안토시아닌은 혈관 건강과 염증 완화, 노화 방지에 효과가 있다. 황금흑찰 역시 풋옥수수로 즐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조청, 옥수수차, 건강보조식품 등 다양한 가공식품 원료로서의 활용도 높다. 현재는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을 통해 종자가 보급되고 있으며, 향후 민간 유통이 본격화될 계획이다.
찰옥수수의 기능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선 조리법도 중요하다. 농촌진흥청은 껍질을 2~3장 정도 남긴 채 수염을 제거하고 찜통에 엇갈리게 넣어 20~30분 찐 뒤, 10분간 뜸을 들이는 방식을 추천한다. 이 방식은 수분 증발을 막아주고, 특유의 찰기와 단맛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게 해준다. 완성된 찰옥수수는 당일 섭취가 가장 맛있지만, 껍질째 냉동 보관하면 수개월간 보관도 가능하다.
찰옥수수는 단순한 여름 간식을 넘어 지역 농업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품종으로 진화하고 있다. 기능성 품종의 확대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소비자의 건강 증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준다. 다만, 기능성 성분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제공과 소비자 인식 개선이 병행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농산물 축제, 온라인 유통 플랫폼, 건강 캠페인 등 다양한 채널을 활용한 소비 촉진 전략이 필요하다.
여름, 건강한 단맛이 생각날 때면 찰옥수수를 떠올려보자. 단순한 간식을 넘어 기능성과 즐거움을 동시에 갖춘 이 황금빛 작물은, 입 안 가득 계절의 풍요로움을 선사하는 동시에 우리의 몸과 마음에도 건강을 더해준다. 지금이 바로 찰옥수수의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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