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로란 허리춤에 차고 다니던 응급 약상자를 뜻함

[Cook&Chef=최인 칼럼니스트] 스시는 에도시대 후기에 길거리에서 사고파는 음식으로 등장한 이른바 '패스트푸드'였으나, 지금은 세계인이 즐기는 일본음식의 대명사가 됐다. 한식에도 지역별, 재료별 음식이야기가 있듯.당연히 일본의 전통음식인 스시에도 이야기가 흐른다.
인로스시는 식품 재료 안에 스시용 밥을 채운 것으로 이를테면 이나리스시(유부초밥)을 연상하면 된다. 단 유뷰 이외에도 스시용 밥을 채울 수 있는 것이 있다. 이를테면 곤약구(구약나무)를 주머니 모양으로 만들어 그 안에 밥과 소를 넣은 것과 가는 죽순의 마디를 제거하고 그 안에 스시용 밥과 식재료를 조리한 것을 채운 것도 있다. 얇게 구운 계란(지단)으로 말은 차킨스시도 여기에 속한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최근에 개발한 새로운 스시로 여기는 것 같지만 죽순초밥이나 차킨스시는 1902년의 ‘명반부류’에 지금과 거의 같은 조리법이 쓰여져 있어 적어도 200년의 역사가 있다는 것이다.

‘차킨스시는 계란 노른자와 흰자를 각각 따로 구어서 두 가지 빛깔의 스시를 만드는 등 상당히 멋진 것이다. 유뷰초밥(이나리스시)은 거의 전국에 분포되어 서부일본형과 동부일본형의 두 가지 형태가 일본을 거의 양분했다. 서부일본형은 유부의 모양이 삼각으로 그 안에 밥과 재료가 섞여 있다. 소의 재료는 흰깨와 대마열매(삼씨)뿐인 경우도 있고, 당근, 표고버섯 등 고모쿠스시 수준의 것도 흔히 볼 수 있다. 이에 비해서 동부일본형은 유부는 네모꼴로 자르고 안에 넣는 스시용 밥에는 재료를 섞지 않는다. 양쪽은 기루현과 시가현의 경계근방에서 분계가 이루어지고 흥미로운 것은 각기 그 지역의 죠니(떡국)용 떡의 모양(서쪽은 둥글고, 동쪽은 모난 것)이 거의 같다.

유부초밥의 개발 초기에는 길다란 유부 안에 초밥용 밥을 채워 잘라서 팔았던 것으로 미루어 볼 때 네모꼴의 유부초밥이 당초의 모양에 가깝다고 할 수 있겠으나 그것과는 다른 차원에 동서의 각기 다른 모양의 유부초밥이 분포하게 된 연유를 이해 할 수 있을 것 같다. 서부일본에서는 이나리( 오곡의 신)의 사자( )는 여우라 하여 여우의 귀모양을 따서 유부를 세모꼴로 하였으며 동부일본에서는 이나리란 벼의 하단, 즉 볏섬을 의미하므로 유부초밥은 볏섬의 모양을 따서 유부를 네모꼴로 했다. 유부초밥은 현재 상당히 많은 가정에서 가정요리의 하나로 자리매김 되어 있으며 명칭도 이나리스시로 거의 전국적으로 통하고 있다.

그밖에도 아게스시(튀김초밥), 시노다스시(시노다 숲의 영위에 관한 전설에서 따온 것) 등이 있으며 서부일본지역에서는 기쓰네스시(여우초밥)이라고 칭하는 곳도 있다. 뿐만 아니라 에도시대 말기의 풍습을 기록한 ‘천언필기(1800년 후반에 저술)에 실린 비지를 채운 이나리스시(유부초밥)과 1851년의 ’근세상가진광가합‘에 묘사된 것처럼 작게 잘라서 팔던 이나리스시의 겉모양은 그 어느 것은 현재로서는 확인할 수 없다. 그리고 돗토리현 사카이 미나토 지방의 ’이타다끼‘는 이나기스시와 겉모양은 비슷하지만 쌀은 유부 안에 넣어 밥을 지었으며 결코 밥을 유부 안에다 채워 넣는 것이 아니었으며 밥에다 식초를 이용 신맛을 가미하지 않았기 때문에 스시와는 성정과정을 달리 한 것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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