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은 모임을 이끌어 가는 리더십도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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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oto - pixabay |
언젠가 한 번은 허태학 이사님이 나에게 술 한 잔도 못하면서 주방 식구들을 어떻게 관리하려고 하느냐고 걱정하셨다. 나도 나름대로 술을 조금씩 자주 마시면 늘 것 같아서, 여러 번 시도 해보고 연습을 해보았지만 체력이 따라주지 않아서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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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은 메인 주방에서 북한산 백운대로 등산을 하고 특별히 가족들도 초청했다. 그러다보니 100여명이 넘는 식구들이 되었다. 그들과 함께 식사를 하고 즐겁게 헤어졌다. 그런데 다음날, 같이 근무하던 조리사의 부인이 다른 조리사의 부인과 이야기를 하던 끝에 보너스를 탔던 얘기가 나왔고, 자신은 보너스를 받은 일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집안싸움으로 이어진 일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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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일을 겪은 후, 나는 가족 모임을 1년에 한번 송년회 때만 실시하는 것으로 방법을 바꾸었다. 이런 송년 모임을 몇 년 계속해보니 직원 모두가 좋아했다. 다른 부서로 가라고하면 그냥 있겠다는 직원들이 많아서 겉으로는 화를 냈지만 속으로는 좋은 책임자로 평가받는 것 같아 기분이 정말 좋았다.
현재의 조직에서는 과거만큼 단합대회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과거의 아날로그 시대에서 디지털 시대로 바뀐 탓에 단합대회 같이 답답한 모임이 아닌, 개개인과의 소통으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하는 시대가 된 것 같다. 주방에서 단합대회가 약해지듯, 모든 행사가 점점 개인주의로 돌아가는 것을 선배들이 볼 때는 참 많이 아쉽다. 과거에 좋았고 필요했던 행사를 다시 해보는 것이 어떨까 후배들에게 제안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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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주방은 단합대회를 통해 인재를 키우는 계기로 만들면 좋겠다. 선후배의 의리도 배우고, 동료 간 화합하는 방법도 배우고, 작은 모임을 이끌어 가는 리더십도 키워나갈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일은 누가 해야 할까? 현장에 있는 책임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연구해야 한다. 그것이 한국의 주방문화를 세계화하고 발전시키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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