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코 궁전의 커피가 한국의 단청을 입었다ㅡ바샤커피 ‘프론티어 커피백 테이스터’
정수연 기자
cnc02@hnf.or.kr | 2026-07-06 16:38:44
[Cook&Chef = 정수연 기자] 바샤커피라는 이름은 익숙해졌지만, 어느 나라에서 시작됐고 왜 ‘커피계의 에르메스’로 불리는지까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바샤커피는 싱가포르의 V3그룹이 현대적으로 되살린 브랜드로, 정체성의 뿌리는 1910년 모로코 마라케시의 다르 엘 바샤 궁전에 두고 있다. 화려한 공간과 세계 각지의 커피, 커피를 마시는 의식까지 하나의 이야기로 엮으며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했다.
다르 엘 바샤 궁전은 과거 정치인과 예술가, 여행자들이 모여 아라비카 커피를 마시며 교류하던 장소로 알려져 있다. 바샤커피는 이 역사적 공간을 브랜드의 출발점으로 삼고, 모로코풍 주전자와 잔, 주홍색 패턴, 정교한 패키지를 통해 당시의 분위기를 오늘의 커피 문화로 옮겼다. 소비자는 커피 한 잔을 마시면서 원산지와 향, 공간의 이야기까지 함께 경험하게 된다.
화려한 이미지 뒤에는 폭넓은 커피 구성이 자리한다. 바샤커피는 세계 35개 이상의 산지에서 생산한 100% 아라비카 스페셜티 커피를 바탕으로 200여 종의 원두와 블렌드, 가향 커피, 디카페인 제품을 운영한다. 산지별 개성을 즐기는 사람부터 초콜릿과 캐러멜처럼 향이 뚜렷한 커피를 선호하는 사람까지 자신의 취향을 찾아갈 수 있다는 점이 브랜드의 힘이다.
이번에 선보인 ‘프론티어 커피백 테이스터’는 이 방대한 세계를 한국 소비자를 위해 한 상자에 압축한 제품이다. 한국에서만 판매하는 전용 컬렉션으로, 바샤커피의 시그니처 커피 9종을 개별 포장 커피백 30개로 구성했다. 한 가지 원두를 대용량으로 구입하기 전 여러 향과 산지, 블렌드를 경험하며 자신의 취향을 발견할 수 있다.
구성은 고소하고 달콤한 커피부터 산뜻한 과일 향, 디카페인까지 폭넓다. 밀라노 모닝 커피는 초콜릿과 브리오슈를 떠올리게 하는 부드러운 풍미를 지녔고, 벌스데이 위시 커피는 진한 초콜릿과 버터스카치의 달콤함이 돋보인다. 톨테카 초콜릿 커피와 카라멜로 모닝 커피, 매직 이스탄불 커피는 향이 선명한 커피를 즐기는 소비자에게 잘 어울린다.
원두 본연의 산뜻한 인상을 경험하고 싶다면 마운트 케냐 커피와 라고아 커피부터 맛보는 편이 좋다. 과일을 연상시키는 산미와 향을 먼저 느낀 뒤 초콜릿이나 캐러멜 계열로 넘어가면 각 커피의 차이를 더욱 선명하게 구분할 수 있다. 맛의 강도보다 향의 방향을 따라가며 마시는 것이 아홉 가지 구성을 온전히 즐기는 방법이다.
아디스 아바바 디카페인 커피와 예가체프 디카페인 커피가 포함된 점도 한국 전용 구성의 활용도를 높인다. 아침에는 밀라노 모닝이나 마운트 케냐로 하루를 시작하고, 오후에는 초콜릿과 캐러멜 풍미의 커피를 디저트와 곁들일 수 있다. 저녁에는 디카페인 커피를 선택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커피의 향을 이어갈 수 있다.
음식은 커피가 지닌 향에 맞춰 선택하면 된다. 초콜릿과 버터스카치 풍미의 커피에는 버터 쿠키와 마들렌, 크루아상이 잘 어울리고, 과일 향이 돋보이는 커피에는 레몬 케이크나 담백한 치즈를 곁들이기 좋다. 가향 커피는 먼저 아무것도 넣지 않고 향을 확인한 뒤, 우유나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더해 디저트 커피로 변주할 수 있다.
커피백은 별도의 도구 없이 컵과 뜨거운 물만으로 즐길 수 있어 바샤커피의 풍미를 집과 사무실, 여행지로 옮겨준다. 여러 종류를 한 번에 꺼내 친구들과 향을 비교하거나, 그날의 기분에 따라 한 봉지를 고르는 과정도 제품의 일부가 된다. 30개의 커피백을 날짜별로 나눠 마시면 한 달 동안 이어지는 작은 테이스팅 일정으로 활용할 수 있다.
패키지에는 한국 전용 제품의 의미가 더욱 선명하게 담겼다. 중앙에는 단청의 연꽃 문양을 배치하고, 오방색 가운데 청색을 중심으로 사용해 모로코 헤리티지와 한국의 미감을 한 상자 안에서 연결했다. 해외 브랜드의 기존 상품에 판매 지역만 추가한 구성이 아니라, 한국 소비자를 독립적인 시장으로 바라보고 맛과 디자인을 새로 설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바샤커피 ‘프론티어 커피백 테이스터’는 브랜드를 처음 접하는 소비자에게는 아홉 가지 커피로 입문하는 안내서가 되고, 기존 애호가에게는 한국에서만 소장할 수 있는 컬렉션이 된다. 30개입 가격은 9만9000원이며 청담 플래그십스토어와 주요 백화점 매장, 공식 온라인 채널에서 구매할 수 있다. 모로코 궁전에서 출발한 커피의 이야기가 한국의 단청을 만나 어떤 향과 장면으로 이어지는지 천천히 경험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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