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기 채우기보단 마음의 정을 담기
신상열
| 2026-07-03 16:15:14
[Cook&Chef = 신상열 음식수필가] 딤섬(Dim Sum)은 흔히 중국식 만두나 가볍게 먹는 음식 정도로 생각한다. 하지만 딤섬이라는 이름에는 생각보다 따뜻한 뜻이 담겨 있다.
딤섬(點心)의 한자를 풀어보면 '점(點)'은 찍을 점, '심(心)'은 마음 심이다. 즉, 마음에 점을 찍는다, 허기진 마음 한구석을 살며시 채운다는 의미를 가진다. 예전 중국에서는 하루 두 끼 정도만 먹던 시절이 있었고, 끼니와 끼니 사이 허기를 달래기 위해 먹던 작은 음식들을 딤섬이라 불렀다. 배를 가득 채우는 식사가 아니라, 마음의 빈 곳을 가볍게 채우는 음식이었다.
오늘은 친구와 함께 딤섬을 먹었다.
대나무 찜기에서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고, 갓 나온 새우딤섬은 투명한 피 안에 통통한 새우가 가득 들어 있었다. 젓가락으로 조심스레 집어 한입 베어 물면 뜨거운 육즙이 입안으로 쏟아진다. 성격이 급한 사람은 입천장을 데이기 십상이다.
딤섬은 마음을 비추는 음식이다. 투명한 피를 통해 속이 보이듯, 작은 만두 하나를 먹는 모습에도 그 사람의 배려와 성품이 담긴다.
누군가는 급하게 한입에 넣고 "앗 뜨거!"를 외치고, 누군가는 천천히 호호 불어가며 먹는다.
오늘 내 앞에 앉은 친구는 딤섬을 조심스럽게 불어 먹었다. 뜨거운 국물이 흐르지 않도록 살피고, 한입 베어 문 뒤에는 환하게 웃었다. 다소곳하고 단정한 모습이다. 마음에 차는 사람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사람을 만난다. 어떤 사람은 화려하고, 어떤 사람은 똑똑하고, 어떤 사람은 재밌다. 하지만 오래 곁에 두고 싶은 사람은 의외로 단순하다. 함께 밥을 먹었을 때 편안한 사람, 이야기를 나누었을 때 마음이 따뜻해지는 사람, 그리고 사소한 순간에도 상대를 배려하는 사람이다.
딤섬은 원래 허기를 달래기 위한 작은 음식이다. 배고픔을 채우기 위해 시작된 음식이지만, 나는 사람의 마음을 이어주는 음식이라고 생각한다. 뜨거운 딤섬을 함께 호호 불어가며 나눈 이야기와 웃음은 어느새 마음의 거리를 좁혀준다.
오늘 점심은 딤섬 한 점과 함께, 마음에도 작은 점 하나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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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열(음식수필가) = 식탁 위에서 펼쳐지는 사소한 순간까지 가슴에 담아 음식과 사람, 그리고 시간과 공간을 잇는 글을 쓰며 먹거리의 인문화적 의미를 되새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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