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진영의 한식탐구] 스위시(swicy) 시대의 고추장: 세계가 사랑한 것은 극매운맛이 아니라 매운맛의 스펙트럼이었다

서진영 전문기자

cnc02@hnf.or.kr | 2026-03-04 23:55:34

[사진= 

영국산 제품인 웨이트로즈 고추장과 막스앤펜스 고추장, 한국산 아줌마 리퍼블릭 고추장.

출처 : 식품음료신문(http://www.thinkfood.co.kr)]

[Cook&Chef = 서진영 전문기자] 2026년 글로벌 식품 시장에서 매운맛은 더 이상 소수의 취향이 아니다. 달콤함과 결합한 스위시(swicy, sweet+spicy)는 외식, 가공식품, 스낵까지 파고든 범용 풍미가 되었고, 이 흐름의 한복판에서 한국의 고추장이 반복적으로 호출되고 있다. 케리(Kerry)가 공개한 2026 테이스트 차트는 미국 내 고추장(gochujang) 관련 제품 런칭이 최근 12개월 동안 120% 증가했다고 제시한다. 또한 2026년에도 스위시는 식음료 지형을 재편 중인 트렌드로 정리된다.

그렇다면 질문은 여기서 시작된다. 왜 하필 고추장이었나. 세계는 이미 수많은 매운 소스를 알고 있다. 타바스코, 스리라차, 하리사, 칠리오일과 각종 칠리소스까지. 그 사이에서 고추장이 자리 잡은 이유는 한국 음식이라는 배경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하다. 2026년의 고추장은 한식 양념을 넘어, 글로벌 소스 문법으로 번역 가능한 매운맛의 스펙트럼 엔진에 가깝다.

왜 고추장이었나. 핫소스가 아니라 페이스트의 힘
고추장의 구조적 강점은 텍스처에 있다. 액체형 핫소스는 뿌리기에는 유리하지만, 고추장은 붙는다. 이 점도는 고추장을 글레이즈(코팅), 딥(찍먹), 스프레드(바르는 소스)로 확장시키며 치킨, 감자, 버거, 구운 채소 같은 서구권의 대표 음식에 즉시 이식된다. 미국 캐주얼 체인 Shake Shack이 고추장 글레이즈를 전면에 둔 코리안 스타일 메뉴를 재도입하며 “스파이시-스위트”를 메시지로 내세운 것은, 고추장이 한식 소개가 아니라 소스 기능의 언어로 쓰인다는 점을 보여준다.

맛의 구조 또한 고추장을 선택하게 만든다. 고추장은 맵기만 한 소스가 아니다. 달콤함, 짠맛, 발효 감칠맛이 동시에 존재해 달콤-매콤 조합이 기본값이 된 스위시 시대에 밸런스를 잡아주는 베이스가 된다. 영국 식품업계 분석에서도 고추장은 달콤함, 감칠맛, 과하지 않은 열감이 공존하는 재료로 정리되며 소스, 스낵, 레디밀로 확장 가능한 성장 아이템으로 언급된다.

[사진=모모쿠쿠코 홈페이지]

확산은 어떻게 시작됐나. 한식 붐보다 먼저 온 K-소스 붐
고추장의 확산은 레스토랑에서 시작해 리테일로 번지는 단순 경로가 아니다. 오히려 살 수 있음(리테일)과 쓸 수 있음(SNS 레시피), 먹어본 경험의 재확인(외식 메뉴)이 상호 증폭하는 방식에 가깝다. 고추장이 고유명사로 인식되기 시작한 뒤, 리테일 진입과 레시피 콘텐츠가 사용법을 빠르게 표준화했고, 외식 브랜드는 그 표준화된 맛을 메뉴로 되가져왔다. 이 흐름이 지금도 유효하다는 판단 기준은 제품화와 메뉴화가 동시에 진행되는지다. 케리의 런칭 증가 지표는 제조 단계에서의 확신이고, 대중 체인의 고추장 메뉴 재등장은 외식 단계에서의 확신이다. 두 신호가 같은 방향을 가리킬 때, 이는 바이럴을 넘어 카테고리 편입 국면으로 읽을 수 있다.

외국인이 바라보는 고추장. 매운맛보다 매운맛의 폭
외국인들이 고추장에 끌리는 이유는 극단적인 매운맛 그 자체라기보다 매운맛의 폭, 즉 스펙트럼을 제공한다는 점에 있다. 순한 고추장은 달콤함과 감칠맛이 전면에 서며 크림이나 마요, 버터와 섞였을 때 풍미 소스로 기능한다. 중간 강도의 고추장은 글레이즈나 볶음, 비빔용으로 가장 안정적인 표준점을 만들고, 더 매운 고추장은 달콤함과 결합해 스위시의 쾌감을 극대화한다. 고추장을 샀다는 말은 단일한 맵기를 산 것이 아니라 오늘은 순하게, 내일은 더 맵게를 가능하게 하는 선택지 자체를 산다는 뜻이 된다. 스위시가 대중화되는 과정 역시 달콤함이 매운맛의 진입 장벽을 낮추며 참여자를 늘린다는 설명과 맞닿아 있다.

왜 매운 고추장에 열광하나. 자극이 아니라 조절 가능성
매운 고추장에 대한 열광을 단순히 매운맛 도전으로만 읽으면 중요한 부분을 놓친다. 고추장의 열감은 대체로 달콤함과 발효 감칠맛의 지지 위에서 설계된 형태라, 같은 체감 강도라도 공격성이 덜하고 맵지만 맛이 남는 쪽으로 기억되기 쉽다. 그리고 고추장은 무엇보다 조절이 쉽다. 마요, 요거트, 버터, 오일, 꿀과 섞는 순간 매운맛은 즉시 스펙트럼을 이동한다. 열광의 실체는 너무 매운 것을 먹는 사람이 늘어서가 아니라, 내 입맛에 맞게 맵기를 튜닝하는 행위가 재미와 실용을 동시에 준다는 데 있다.

레시피. 하나의 베이스로 완성하는 고추장 매운맛 스펙트럼 3단계
이 레시피는 의도적으로 고추장 선택과 비율이 맛의 중심이 되게 설계했다. 기사에서 말한 스펙트럼을 독자가 직접 체험하게 만드는 구성이다. 치킨, 연어, 두부, 구운 채소에 모두 적용 가능하다.

스펙트럼 글레이즈 베이스
간장 15g(1큰술)
식초 10g(2작은술)
꿀 18g(1큰술)
다진 마늘 5g(1작은술)
참기름 4g(1작은술)
물 20~40g(점도 조절)

여기에 고추장만 단계별로 넣는다.
순한 단계 풍미형: 고추장 12g(약 2작은술)
중간 단계 표준형: 고추장 22g(1.5큰술)
매운 단계 열감형: 고추장 30g(2큰술)
선택으로 매운 단계는 식초 1작은술을 추가하면 끝맛이 가벼워진다.

[사진=good mansion Air fryer honey gochujang wings]

스펙트럼 글레이즈 베이스 닭다리 구이 
재료
: 다리살 300g(또는 윙/봉), 소금 3g(고기 대비 1%), 후추
만드는 방법
1.  팬을 중강불로 달군 뒤 닭을 굽는다. (껍질면부터 5~6분, 뒤집어 3~4분 )
2.  닭이 거의 익으면 불을 중불로 낮추고 준비한 글레이즈를 붓는다. (60~90초만 졸여 코팅한다.) 3. 너무 되직하면 물을 1큰술씩 추가해 점도를 맞춘다.
4. 불을 끄고 참기름 향이 날아가지 않게 마무리한다.

고추장 딥 2종 같은 스펙트럼 적용
고추장 마요 딥
마요네즈 80g
고추장 8g(순한) 또는 12g(중간) 또는 16g(매운)
레몬즙 10g
꿀 5g
모두 섞고 10분 휴지한다.

고추장 요거트 딥
그릭요거트 150g
고추장 6g(순한) 또는 10g(중간) 또는 14g(매운)
레몬즙 10g, 올리브오일 5g, 후추
모두 섞고 10분 휴지한다.

 1. 고추장 매운맛 스펙트럼을 읽는 법
같은 고추장이라도 브랜드와 제품 타입에 따라 체감 맵기가 크게 다르다. 초보에게는 순한 단계부터 시작해, 딥 형태로 먼저 접근하는 것이 실패 확률이 낮다. 글레이즈는 점도가 올라가면서 체감 열감이 더 또렷해질 수 있으니 물이나 꿀, 산미로 균형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

2. 해외에서 통하는 고추장 사용 5포맷
글레이즈: 치킨, 연어, 구운 채소 코팅
드리즐: 구운 감자, 샐러드, 볼 메뉴에 뿌리는 소스
딥: 감자튀김, 치킨 텐더, 크루디테
마요 베이스: 버거, 샌드위치, 랩 소스
버터 베이스: 스테이크, 버섯, 감자에 컴파운드 버터 형태로 적용

고추장의 세계화는 한국의 매운맛이 세계를 정복했다는 단순 서사가 아니다. 2026년의 고추장은 스위시라는 세계적 흐름 속에서, 매운맛을 하나의 강도가 아니라 스펙트럼으로 제공하는 조미료로 기능한다. 제품 런칭 증가와 대중 체인의 메뉴 재등장 같은 지표는 이 흐름이 현재 진행형임을 보여준다. 앞으로의 관건은 고추장이 달콤-매콤 소스로만 소비되는 데서 멈추지 않고, 발효의 깊이와 조절 가능한 열감이라는 고유한 자산을 바탕으로 장 문화 자체를 확장할 수 있는가다. Cook&Chef / 서진영 전문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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