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슐랭 스토리] “고사리, 이렇게도 먹을 수 있다니!” 미쉐린 그린스타로 신규 선정 ‘고사리 익스프레스’

김성은 전문기자

cnc02@hnf.or.kr | 2026-03-09 16:40:36

비빔면·누들 떡볶이·전병까지… 나물의 가능성을 확장한 비건 식당  고사리 들깨비빔면. 사진=[고사리 익스프레스 SNS] 

[Cook&Chef = 김성은 전문기자] 2026년판 미쉐린 가이드 서울·부산 에디션이 발표되면서 합리적인 가격에 수준 높은 음식을 선보이는 식당을 선정하는 ‘빕 구르망(Bib Gourmand)’ 리스트도 공개됐다. 올해 서울에서는 독창적인 콘셉트와 개성을 갖춘 식당들이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그중 눈에 띄는 곳이 비건 누들 전문점 고사리 익스프레스다.

서울 중구 신당동 중앙시장 골목에 자리한 이 식당은 2026년 빕 구르망과 함께 지속가능한 미식을 평가하는 ‘그린 스타’에도 새롭게 선정됐다. 채식 요리를 기반으로 환경과 식재료의 가치를 함께 고민하는 식당이라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신당 중앙시장의 오래된 식당들 사이, 붉은 차양 아래 자리한 고사리 익스프레스는 비교적 작은 규모의 공간이다. 내부는 소규모 테이블과 바 좌석으로 구성돼 있으며 오픈 주방 형태로 운영된다. 동네 주민부터 외국인 방문객까지 다양한 손님이 찾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곳의 요리는 ‘일상 속 채식’을 지향한다. 모든 메뉴는 100% 비건으로 구성되며, 핵심 재료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고사리’다. 매장의 대부분 요리는 직접 개발한 ‘고사리 오일 소스’를 기반으로 한다. 일반적인 채식 요리가 담백한 방향을 강조하는 것과 달리, 이곳은 강한 감칠맛과 향신료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채식 요리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쑥갓 누들과 고사리 들깨 비빔면. 사진=[고사리 익스프레스 SNS] 

대표 메뉴 중 하나는 ‘고사리 들깨 비빔면’이다. 고사리 오일 소스에 고소한 들깨가루와 병아리콩 후무스, 매콤한 베지 라유를 더해 깊은 풍미를 낸다. 후기에서는 “고소하면서도 매콤한 소스가 면에 진하게 배어든다”, “건강한 마제소바 같은 느낌”이라는 평가가 많다. 공깃밥을 추가해 남은 소스에 비벼 먹을 정도로 중독적인 맛이라는 반응도 보인다.

‘쑥갓 비빔 누들’도 인기 메뉴다. 쑥갓 특유의 향과 캐슈넛, 비건 버터가 어우러져 고소하면서도 산뜻한 맛을 낸다. 쑥갓의 향이 과하지 않고 부드럽게 어우러져 한입만 먹어도 반할 정돌도란 후기가 많다. 

고사리 누들 떡볶이 역시 이곳을 대표하는 메뉴 중 하나다. 고사리 오일 소스를 기반으로 표고버섯과 감자 퓌레를 더해 감칠맛을 강화했다. 일반 떡볶이보다 매콤함과 고소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것이 특징이다.

고사리 누들 떡볶이. 사진=[고사리 익스프레스 SNS] 

따뜻한 국물 요리를 찾는 손님에게는 ‘고사리 클래식 온면’이 추천된다. 고사리와 표고버섯의 풍미가 깊게 우러난 국물이 특징이다. “진하고 칼칼한 국물이 인상적이다”, “추운 날씨에 특히 잘 어울린다”는 평가가 많다.

사이드 메뉴인 ‘알배추 구이’도 인기 만점이다. 알배추를 구워 달콤한 당근 퓌레와 매콤달콤한 소스를 곁들여 내는데, 담백한 채소 요리지만 풍미가 강해 인상적이다. 사이드로 또 다른 인기를 끄는 메뉴는 ‘고사리 칠리와 대만식 전병’이다. 직접 만든 고사리 칠리 소스를 얹어 매콤한 풍미를 강조했다.

방문객 후기를 보면 “비건 식당인데 이렇게 맛있을 수 있나 싶을 정도로 창의적인 메뉴”, “고기 없이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식사”, “고사리가 소고기 고명처럼 느껴질 정도로 감칠맛이 강하다”는 반응이 많다. 일부 메뉴는 매콤한 편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풍미가 강하고 개성 있는 맛이라는 평가가 이어진다.

고사리 익스프레스는 ‘One Bowl, One Forest Protection’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지속가능성을 핵심 가치로 삼는다. 판매되는 한 그릇마다 일부 수익을 강원과 단양 지역의 산림 보호 프로젝트에 환원한다. 제철 국내 채소와 로컬 식재료를 중심으로 메뉴를 구성하고, 음식물 폐기와 탄소 배출을 줄이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사진=[고사리 익스프레스 SNS] 

실제로 매장에서 한 달 동안 판매된 메뉴를 기준으로 탄소 절감과 나무 보호 성과를 공개하기도 한다. 한 달 동안 1500여 그릇을 판매해 약 13톤의 탄소를 줄이고 1500그루 이상의 나무를 보호했다는 식이다.

국산 고사리를 사용하는 점도 특징이다. 고사리 익스프레스 측은 나물 관련 심포지엄과 생산 현장을 직접 방문하며 고사리의 전처리와 품질을 연구했다고 설명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한국 식재료인 ‘나물’을 보다 창의적인 방식으로 활용하려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일부 메뉴를 밀키트로 출시하며 외식 공간을 넘어 제품으로도 확장하고 있다. 작은 시장 골목에서 시작된 비건 누들 가게가 미쉐린 가이드의 빕 구르망과 그린 스타에 이름을 올리며 주목받고 있다. 고사리 익스프레스는 한국의 나물, 그중에서도 고사리가 이렇게 색다르고 다양한 변화를 낼 수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

Cook&Chef / 김성은 전문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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