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우의 식(食)더스트리]디지털·로컬 전략으로 ‘성장형 소상공인’ 전환… 외식업 현장 체감도는 과제
신현우 전문기자
cnc02@hnf.or.kr | 2026-03-17 16:24:33
이미지 생성: ChatGPT (OpenAI) 제공 / Cook&Chef 제작
[Cook&Chef = 신현우 전문기자] 중소벤처기업부가 2026년 소상공인 정책 방향을 발표했다. 이번 정책의 핵심 메시지는 단순하다. “소상공인의 성장과 재도약.”
그동안 소상공인 정책이 위기 대응과 보호 중심에 가까웠다면, 앞으로는 매출 확대와 성장 기반 구축, 그리고 회복·재도전을 동시에 추진하는 구조로 정책의 무게 중심이 이동한다.
이번 정책 방향은 크게 ▲소상공인 매출 확대 ▲위기 소상공인 회복과 재도전 지원 ▲정책 전달체계 개선과 데이터 기반 정책 고도화라는 세 가지 축으로 정리된다. 정책의 방향은 분명하다. 단순한 생계 지원을 넘어 소상공인의 경쟁력을 높이는 성장 정책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장사가 되는 구조를 만든다”… 매출 확대 중심 정책
정부가 제시한 첫 번째 전략은 “장사가 잘 되는 소상공인”을 만드는 것이다.현재 소상공인 경영환경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 내수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금융 부담과 고정비 상승, 자영업 과잉 구조 등 구조적인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2019년 686조원에서 2025년 1,072조원까지 증가했다.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는 AI와 디지털 기반 경쟁력 강화를 핵심 성장 전략으로 제시했다.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디지털 활용 교육과 실습형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매출 분석 소프트웨어나 베이어프리 키오스크, 스마트 서비스 장비 등 스마트 기술 도입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플랫폼 기업과 협력해 유망 소상공인 브랜드를 발굴하고 판로를 확대하는 프로그램도 추진된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소상공인을 선별해 온라인 마케팅, 플랫폼 기획전, 콘텐츠 제작 등 단계별 지원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특히 눈에 띄는 정책은 로컬 창업 육성 전략이다. 지역 기반 창업가를 발굴해 자금 지원과 멘토링, 판로 개척 등을 종합적으로 지원하고 지역 기반 브랜드로 성장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지역 상권과 관광, 문화 콘텐츠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외식업을 포함한 지역 기반 산업에서 ‘로컬 브랜드’ 전략이 정책적으로 강화되는 흐름이라고 볼 수 있다.
외식업 관점에서 본 ‘매출 확대 정책’
이번 정책 가운데 외식업에서 가장 주목하는 부분은 바로 ‘매출 확대 전략’이다. 외식업은 대표적인 소상공인 산업이다. 실제 국내 음식점업 사업체 수는 전체 자영업 가운데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며, 고용 규모 역시 매우 큰 산업이다. 그러나 최근 외식업 경영환경은 단순한 매출 문제를 넘어 비용 구조의 급격한 변화에 직면해 있다.
대표적인 요인으로는 식자재 가격 상승, 인건비 부담 증가, 임대료 상승 등이 있다. 이러한 구조에서는 매출이 일정 수준 유지되더라도 실제 영업이익이 줄어드는 ‘수익성 악화’ 현상이 나타난다. 따라서 디지털 역량 강화나 플랫폼 협업 정책은 외식업 관점에서 보면 중장기 경쟁력 정책에 가까운 성격을 가진다.
다만 정책 자료에 포함된 스마트 기기 보급 정책은 또 다른 논점을 함께 제기한다. 키오스크, 서빙로봇, 매출 분석 시스템 등 스마트 기술 도입은 인건비 부담이 큰 외식업에서 경영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수단으로 평가되지만, 동시에 현장 고용 구조를 변화시킬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외식업은 청년 아르바이트와 단시간 근로자 비중이 높은 산업이다. 키오스크와 같은 무인 주문 시스템이 확산될 경우 일부 매장에서는 주문·계산 인력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물론 현실적으로는 인력 부족 문제를 겪는 업장도 적지 않기 때문에 스마트 기술이 반드시 고용 감소로 이어진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외식업이 국내 서비스업 고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하면 디지털 전환이 가져올 고용 구조 변화에 대한 정책적 논의도 함께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장사가 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정책 방향 자체는 의미가 있지만, 외식업 현장에서는 이러한 정책이 경영 효율과 고용 구조 변화 사이에서 어떤 균형을 만들어낼 것인지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전통시장도 관광 콘텐츠로… 상권 활성화 전략
지역 상권 활성화 정책도 함께 추진된다. 정부는 전통시장을 단순한 소비 공간이 아니라 문화와 관광이 결합된 지역 콘텐츠 공간으로 재편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전국 전통시장은 약 1,400개 수준이며 최근 몇 년간 방문객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K-컬처에 대한 관심 증가와 경험 중심 소비 확산은 전통시장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의 고유한 스토리와 정체성을 발굴하고 관광객 유입이 가능한 특화 시장을 매년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지역 축제와 연계한 ‘동행축제’ 역시 확대된다.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지역 축제, 민간 유통 플랫폼 등을 연결해 소비와 관광을 동시에 유도하는 구조다. 이는 전통시장 정책을 단순한 상권 지원을 넘어 지역 경제와 관광 산업을 결합하는 로컬 경제 전략으로 확장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위기 소상공인 지원 방식도 변화
두 번째 전략은 위기 소상공인의 회복과 재도전 지원이다. 특히 눈에 띄는 변화는 정책자금 지원 방식이다. 그동안 정책자금은 선착순 신청 방식이 중심이었지만 앞으로는 위기 단계에 있는 소상공인을 선별해 지원하는 방식으로 전환된다.
또한 데이터 기반 모니터링을 통해 매출 감소나 연체 등 위기 징후를 보이는 소상공인을 사전에 파악하고 정책 정보를 제공하는 체계도 구축된다. 이와 함께 재기 지원 정책도 강화된다. 폐업 소상공인에게는 철거비 지원 확대와 취업·재창업 프로그램을 연계하고 채무조정 상담과 재기 지원을 동시에 받을 수 있는 복합지원 시스템이 운영될 예정이다.
전국에 설치되는 ‘새출발 지원센터’도 30개에서 78개로 확대된다. 이 센터는 개인회생·파산 상담부터 채무조정, 재취업 지원까지 소상공인의 재기 과정을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정책도 “데이터 기반”으로 바뀐다
이번 정책에서 눈에 띄는 변화 중 하나는 소상공인 정책 고도화다. 그동안 소상공인 정책은 다양한 지원사업이 존재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정책 정보를 찾기 어렵고 제도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정부는 소상공인 정책을 데이터 기반 행정으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이다.
민간 카드 매출 데이터와 정부 통계를 결합해 소상공인 경영 환경을 보다 정밀하게 분석하고 정책 설계에 활용한다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매출·비용·부채 등 경영 데이터를 기반으로 소상공인의 경영 상황을 분석할 수 있는 ‘소상공인 데이터 대시보드’ 구축도 추진된다. 또한 업종, 지역, 매출 규모, 업력 등을 분석해 맞춤형 정책 정보를 제공하는 시스템도 마련된다.
외식업 정책에서 남은 과제
이번 정책 방향은 분명 의미 있는 변화를 보여준다. 소상공인을 단순한 보호 대상이 아니라 성장 가능한 경제 주체로 바라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AI와 디지털 역량 강화, 로컬 창업 육성, 관광과 연계된 상권 활성화 정책 등은 단순한 생계 지원을 넘어 산업 경쟁력 강화 정책에 가까운 접근이다.
하지만 외식업 현장에서 바라보는 정책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외식업은 현재 과잉 경쟁 구조, 비용 상승 압박, 상권 구조 변화 등 복합적인 구조 변화 속에 있기 때문이다. 결국 정책의 성패는 현장 체감도에 달려 있다.
성장 전략과 위기 대응 정책이 균형을 이루며 실제 매출과 경영 환경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Cook&Chef / 신현우 전문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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