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Q의 삼각편대 전략, 앱·공간·유통으로 외식업 경계 허물다

오요리 기자

cnc02@hnf.or.kr | 2026-01-29 23:45:54

사진 = 제너시스BBQ

[Cook&Chef = 오요리 기자] 국내 최대 치킨 프랜차이즈 제너시스BBQ(이하 BBQ)의 사업 다각화 행보가 주목된다. ‘치킨 판매 기업’이라는 기존 정체성을 넘어, 사업 영역의 경계를 허무는 전략을 전방위적으로 펼치고 있다. 최근 발표된 세 가지 소식은 이러한 변화의 방향성을 명확히 보여준다.

자사앱 가입자 500만 명 돌파는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데이터 기반 경영의 성공을 의미한다. 동시에 플래그십 매장에서 선보인 ‘애프터눈티 세트’는 브랜드 경험을 오프라인 공간으로 확장하려는 의지를 드러낸다. 계열사를 통한 신선편의식(Fresh Convenience Food) 시장 진출은 유통 시장으로 영토를 확장하겠다는 선언이다.

이 세 가지 움직임은 개별적 마케팅이 아닌,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소비자의 모든 식생활 접점을 공략하려는 거대 전략의 일부로 분석된다. BBQ의 시도는 포화 상태인 치킨 시장의 한계를 돌파하고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필연적 선택이다. 이는 외식 산업의 비즈니스 모델이 어떻게 진화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디지털 전환의 성공, 500만 가입자 확보한 BBQ앱


BBQ 다각화 전략의 근간은 강력한 디지털 플랫폼이다. 제너시스BBQ 그룹은 자사 주문앱 ‘BBQ앱’의 누적 회원 수가 500만 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이는 외식 프랜차이즈가 자체 플랫폼으로 고객과 직접 관계를 구축하고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만드는 데 성공한 핵심 사례로 평가된다.

BBQ가 업계 최초로 자사앱을 론칭한 시점은 2019년이다. 본격적인 성장은 코로나19 팬데믹이 확산된 2020년부터 시작됐다. 배달 중심으로 외식 환경이 재편되던 시기, BBQ는 ‘네고왕’ 프로모션을 통해 고객을 자사앱으로 유인했다. 마케팅 비용 전액을 본사가 부담한 결정은 가맹점주들에게 자사앱의 실효성에 대한 신뢰를 구축하는 계기가 됐다.

자사앱의 성공은 세 가지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첫째, 가맹점의 수수료 부담 완화다. 배달앱 시장 경쟁 심화로 가맹점주들은 높은 중개 수수료와 광고비 부담을 호소해왔다. BBQ앱은 외부 플랫폼 의존도를 낮춰 가맹점 수익 구조를 개선하고, 확보된 여력을 매장 운영 안정화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

둘째, 독자적인 데이터 자산 확보다. 500만 회원의 주문 데이터, 소비 패턴, 선호 메뉴 등은 대체 불가능한 핵심 자산으로 기능한다. BBQ는 이 데이터를 분석해 신메뉴 개발에 활용하고, 가맹점별 맞춤형 매출 증대 전략을 수립한다. 이는 외부 배달 플랫폼에서는 얻을 수 없는 정교한 고객 관계 관리(CRM)의 기반이 된다.

셋째, 고객 충성도 강화다. BBQ는 주문 과정 간소화, UI·UX 개선, 맞춤형 혜택 제공 등 지속적인 앱 고도화를 통해 고객 편의성을 높여왔다. 이는 일회성 주문 고객을 충성도 높은 단골 고객으로 전환시키는 핵심 동력으로 작용한다. 500만 회원은 BBQ의 견고한 지지 기반이며, 신규 사업 전개의 핵심 타겟 그룹이 된다.


'치킨집'의 고정관념 파괴, 플래그십 매장의 공간 실험


강력한 디지털 기반을 확보한 BBQ는 오프라인 공간으로 시선을 돌려 브랜드 경험의 질적 전환을 시도한다. 서울 송리단길 플래그십 매장 ‘BBQ 빌리지’에서 선보인 ‘러브 인 파리(Love in Paris)’ 프로모션은 이러한 전략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치킨 브랜드가 ‘파리 감성’과 ‘애프터눈티 세트’를 전면에 내세운 것은 업계의 고정관념을 깨는 시도다.

해당 프로모션은 단순한 이색 메뉴 출시를 넘어선다. 주한프랑스상공회의소(FKCCI)와 공동 기획하여 공간과 메뉴 전반에 프랑스 문화를 담았다. 딸기 디저트로 구성된 3단 트레이의 ‘베르사유 애프터눈티 세트’, ‘샹젤리제 브런치 세트’ 등은 기존 치킨 매장에서 시도되지 않던 메뉴다. 이는 ‘치킨은 저녁 배달 음식’이라는 인식을 넘어, 낮 시간대 브런치와 디저트를 즐기는 공간으로 브랜드 외연을 확장하려는 의도다.

BBQ 빌리지 송리단길점의 공간 연출 역시 전략의 핵심이다. 석촌호수 인근의 지리적 이점을 활용, ‘파리에서 맞이하는 봄’ 콘셉트 아래 장미 오브제로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는 고객의 자발적인 SNS 공유를 유도하는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mable)’ 전략의 일환이다. 프로모션 공개 이후 SNS에서 방문 후기가 확산되고 있으며, 글로벌 인플루언서를 초청하는 등 적극적인 바이럴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공간 실험은 브랜드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한다. 첫째, 고객 타겟의 확장이다. 기존 치킨 소비층을 넘어 로맨틱한 분위기를 선호하는 연인, 특별한 경험을 원하는 가족 단위 고객까지 흡수할 수 있다.

둘째, 객단가 상승이다. 치킨 단품에 비해 애프터눈티 세트나 브런치 메뉴는 더 높은 가격 책정이 가능해 매장 수익성 개선에 기여한다.

셋째, 브랜드 이미지 제고다. ‘BBQ’를 단순 치킨 프랜차이즈가 아닌, 트렌디한 문화를 제안하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격상시키는 효과를 낳는다.

사진 = 제너시스BBQ 배달·매장을 넘어 유통으로, 신선편의식 시장 출사표

BBQ의 영토 확장은 매장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계열사 ㈜파티센타의 브랜드 ‘아이캔리부트(ICANREBOOT)’를 통해 신선편의식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하나로마트 고양점 델리코너에 전용 매대를 열고 샐러드와 샌드위치 등 즉석 취식형 델리 상품을 선보였다.

이는 BBQ가 소비자의 식생활 전반을 공략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행보다. 1인 가구 증가와 건강 중시 트렌드가 맞물리면서 간편하고 신선한 한 끼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아이캔리부트는 ‘장보기 중 바로 집어 즐기는 신선한 델리’라는 콘셉트 아래 신선도, 합리적 가격, 편의성을 내세웠다.

유통 채널 진출은 기존 프랜차이즈 사업과 시너지를 창출할 잠재력이 크다. BBQ가 보유한 중앙주방(CK) 인프라를 적극 활용할 수 있다. 파티센타 윤지현 대표는 “자체 CK 기반의 제조 역량과 아이캔리부트의 메뉴 기획력을 결합해 유통 환경에 최적화된 델리 상품을 표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CK를 통한 대량 생산 및 품질 관리는 가격 경쟁력 확보와 안정적 공급망 구축으로 이어진다.

또한 이는 새로운 성장 동력이자 수익 모델이다. 포화 상태인 치킨 시장과 달리 신선편의식 시장은 성장 잠재력이 높다. 하나로마트라는 대형 유통 채널을 발판으로 전국 매장으로 확산될 경우, 그룹 전체의 매출 구조를 다각화하는 핵심 사업이 될 수 있다. 이를 통해 폭넓은 고객층을 확보하며 BBQ 브랜드의 일상적 친숙도를 높이는 효과도 기대된다.


온·오프라인 경계 허문 삼각편대, 고객 접점 극대화 전략


BBQ의 세 가지 행보는 ‘고객 접점 극대화’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유기적으로 연결된 ‘삼각편대’ 전략으로 해석된다. BBQ는 디지털 플랫폼, 체험형 오프라인 공간, 리테일 유통 채널이라는 세 축을 통해 소비자의 시간, 장소, 상황(TPO)에 구애받지 않는 전방위적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려 한다.

첫 번째 축 ‘BBQ앱’은 온라인과 배달이라는 기본 접점을 장악한다. 편리하게 치킨을 주문하려는 고객 니즈를 충족시키며, 데이터를 통해 행동을 분석하고 충성도를 관리하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한다. 이는 BBQ 비즈니스의 안정적인 기반이다.

두 번째 축 ‘BBQ 빌리지’는 오프라인 공간의 가치를 재정의한다. 단순 판매 장소를 넘어, 브랜드 철학과 감성을 체험하는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특별한 경험을 원하는 고객을 매장으로 유인해 긍정적 인식을 심고, 이를 SNS로 자발적으로 확산시키는 마케팅 허브 기능을 수행한다.

세 번째 축 ‘아이캔리부트’는 일상 속 새로운 접점을 창출한다. 장을 보거나 가벼운 한 끼를 해결하려는 순간에 BBQ의 브랜드를 만나게 한다. 이는 치킨 카테고리에 갇히지 않고, 소비자의 일상 식생활 전반으로 브랜드 영향력을 침투시키려는 시도다.

이 세 축은 상호 보완하며 시너지를 낸다. 앱으로 BBQ를 접한 고객이 플래그십 매장의 프로모션에 관심을 가질 수 있고, 마트에서 아이캔리부트를 구매한 고객이 저녁 메뉴로 BBQ 치킨을 고려할 수 있다. 이처럼 온·오프라인 경계를 허물고 고객의 모든 동선에 브랜드를 노출시켜 강력한 브랜드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외식업의 미래 제시하는 BBQ, 지속 가능성의 과제


BBQ의 다각화 전략은 국내 외식 프랜차이즈 산업에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이제 외식 기업은 단일 메뉴나 채널에 의존해서는 생존하기 어렵다. 제품(Product) 중심에서 플랫폼(Platform)과 경험(Experience) 중심으로 비즈니스의 무게중심을 이동시켜야 한다는 것을 BBQ의 사례가 보여준다.

그러나 이러한 혁신에는 과제 또한 뒤따른다. 첫째, 운영의 복잡성 관리다. 디지털 플랫폼, 고급 레스토랑, 리테일 델리 사업은 각각 요구되는 전문성과 운영 방식이 상이하다. 각 사업 부문에서 일관된 품질과 서비스를 유지하며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상당한 도전이다.

둘째, 브랜드 정체성의 일관성 유지 문제다. ‘황금올리브 치킨’의 대중적 이미지와 ‘애프터눈티’의 고급 이미지, ‘샐러드’의 신선한 이미지를 ‘BBQ’라는 하나의 브랜드 아래 조화롭게 융합시키는 것은 장기적인 숙제다. 자칫 소비자에게 혼란을 주어 브랜드 정체성이 희석될 위험도 존재한다.

셋째, 가맹점과의 상생 모델 확장이다. 자사앱은 가맹점의 수수료 부담을 덜어주는 직접적 혜택을 제공했지만, 플래그십 매장이나 신선편의식 사업은 본사 및 계열사 주도로 이루어진다. 신사업의 성공 과실이 전체 가맹점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구체적인 모델을 제시하는 것이 ‘지속 가능한 상생’ 가치를 실현하는 데 필수적일 것이다.

BBQ는 치킨 시장의 레드오션을 넘어, 고객의 모든 식생활 순간을 점유하는 ‘라이프스타일 푸드 기업’으로의 진화를 선언했다. 그들의 경계 없는 도전이 외식 산업의 미래 지형도를 어떻게 바꿀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Cook&Chef / 오요리 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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