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왔다는 건, 과일의 여왕 무화과가 온다는 것
송채연 기자
cnc02@hnf.or.kr | 2025-10-24 22:09:30
아름다움을 추구한 클레오파트라가 선택한 과일
이미지 생성: ChatGPT (OpenAI) 제공 / Cook&Chef 제작
[Cook&Chef = 송채연 기자] 가을이 깊어갈수록 식탁 위의 과일도 제철을 맞는다. 그중에서도 무화과는 짧은 기간만 맛볼 수 있는 귀한 과일로 ‘과일의 여왕’이라 불린다. 달콤한 과즙 속에는 항산화 물질부터 식이섬유, 미네랄, 비타민까지 건강에 이로운 성분이 가득하다. 단, 아무리 좋은 음식이라도 적정량을 지켜야 진짜 보약이 된다.
젊음을 지키는 항산화의 힘
무화과는 폴리페놀, 플라보노이드, 레스베라트롤 등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다. 이 성분들은 체내 활성산소를 제거해 세포 손상과 노화를 늦추고 면역력을 강화한다. 클레오파트라가 미용식으로 즐겼다는 기록이 있을 만큼, 무화과는 피부 미용과 피로 회복에도 뛰어난 효과를 보인다.
또, 무화과의 핵심 영양소인 칼륨은 체내 나트륨을 배출해 혈압을 낮추고, 펙틴·불포화지방산·폴리페놀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동맥경화를 예방한다. 특히 외식이 잦거나 짜게 먹는 습관이 있는 사람이라면, 하루 1~2개의 무화과로 혈관 건강을 자연스럽게 관리할 수 있다.
장을 깨우고, 혈액도 만드는 만능 과일
무화과에는 단백질 분해효소 ‘피신(ficin)’과 풍부한 식이섬유가 들어 있다. 이 조합은 소화를 촉진하고 장운동을 활성화해 변비 예방에 탁월하다. 과식 후 후식으로 무화과를 곁들이면 소화불량 완화에 도움을 준다. 다만 과민성 장증후군이 있는 경우 섬유소가 복부 팽만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소량 섭취가 권장된다.
또, 무화과는 칼슘, 마그네슘, 비타민 K, 철분이 풍부해 골밀도 유지와 빈혈 예방에 효과적이다. 특히 성장기 청소년, 중년 여성에게 좋은 간식이다. 철분이 혈액 생성을 돕고, 마그네슘이 근육 긴장을 완화해 피로 해소에도 긍정적이다.
피로 풀고 숙면 돕는 달콤한 한입
무화과는 비타민 C와 트립토판이 함께 들어 있어 면역력 강화와 숙면 유도에 도움을 준다. 트립토판은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생성을 돕기 때문에, 잠들기 전 요거트와 함께 먹으면 숙면에 효과적이다. 또한 저칼로리(100g당 74kcal)로 포만감이 높아 건강한 다이어트 간식으로도 제격이다.
이렇듯 무화과는 풍부한 영양소를 자랑하지만, 섭취 시에는 건강 상태에 따라 주의가 필요하다. 당뇨나 혈당 조절이 필요한 사람은 천연 당이 많아 과다 섭취 시 혈당이 급격히 오를 수 있으며, 신장 질환자는 높은 칼륨 함량 때문에 고칼륨혈증 위험이 있다. 또 소화기관이 예민한 사람은 풍부한 식이섬유로 인해 복부 팽만이나 불편감을 느낄 수 있고, 라텍스 알레르기나 피부가 민감한 사람은 껍질이나 꼭지의 흰 수액에 포함된 단백질 성분이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무화과는 하루 1~2개면 충분하다”며 “요거트나 견과류와 함께 먹으면 혈당 상승을 완화하고 영양 흡수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지금이 ‘황금기’…제철 놓치지 말자
무화과는 9~10월이 가장 맛있고 영양이 풍부한 시기다. 껍질이 매끄럽고 살짝 말랑하며 꼭지가 갈라지기 시작한 것이 완숙의 신호다. 냉장 보관 시 3일 이내 섭취하는 것이 좋고, 가능한 한 신선할 때 바로 먹는 것이 최상의 방법이다. 하루 한두 개의 무화과가 가을 피로를 달래는 자연 비타민이 되어줄 것이다.
Cook&Chef / 송채연 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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