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슐랭 스토리] 계절마다 바뀌는 채소밥과 정갈한 한 상, 느림의 미학을 담은 ‘베이스이즈나이스’
김성은 전문기자
cnc02@hnf.or.kr | 2026-03-21 12:42:33
[Cook&Chef = 김성은 전문기자]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6 빕구르망에 선정된 베이스이즈나이스는 채소 중심의 식사를 꾸준히 선보여온 마포의 베지테리언 레스토랑이다. 미쉐린 가이드는 이곳을 ‘채소 친화적 레스토랑’으로 소개한다. 메뉴는 3~4주 주기로 계절에 맞게 바뀌고, 한식의 구성에 기반한 채소밥과 국, 수프, 밑반찬으로 한 상을 완성한다. 익숙한 채소를 사용하지만 조리 방식과 구성에서 차이를 주어 새로운 인상을 만든다.
이곳의 방향은 ‘비건’보다는 ‘채소 친화적’이라는 표현에 가깝다. 운영자인 장진아 대표는 특정 식단을 강조하기보다 채소의 비율을 높이고, 재료 본연의 색과 식감, 향을 살리는 데 집중한다. 채소를 부재료가 아닌 가장 중심에 두고, 일상에서 쉽게 접하는 재료를 과하지 않게 풀어내는 것이 핵심이다.
장 대표는 외식 기업에서 기획과 마케팅, 브랜딩을 경험한 뒤 요리를 시작했다. 제주, 도쿄, 뉴욕에서 쌓은 식경험을 바탕으로 현재의 메뉴를 구성한다. 매장 이름 역시 이러한 배경에서 출발한다. 개인의 맛 경험을 기반(base)으로 좋은 결과(nice)를 만들겠다는 의미다.
대표 메뉴는 ‘채소밥’이다. 계절에 따라 곡물 배합과 채소 구성이 달라지는데, 예를 들어 3월에는 루피니빈, 늘보리, 귀리, 유기농 찹쌀을 섞은 밥에 무화과와 홍고추 스프레드, 잠두콩구이, 버섯구이, 고구마구이를 곁들인다. 최근 봄 시즌에는 검정강낭콩, 렌틸콩, 흑보리 등을 사용한 밥에 연근구이, 우엉구이, 애호박구이 등이 더해졌다. 여기에 채소 수프, 생채소 겨자무침, 반숙란 브륄레, 채소 스무디까지 포함해 한 상이 완성된다.
시그니처 메뉴로는 ‘홍고추 퓌레의 구운 두부 밥’이 있다. 고춧가루나 고추장 대신 홍고추를 졸여 퓌레로 만들고, 두부와 채소를 더해 구성한다. 재료의 맛을 단순하게 드러내는 방식으로, 특정 채소의 특징을 더 명확하게 전달하는 데 초점을 둔다.
채소 수프에 대한 평가도 꾸준하다. 방문자들은 “오랜 시간 끓인 깊은 맛이 느껴진다”, “속이 편안하다”는 반응을 보인다. 당근, 애호박, 버섯 등 구성은 시기에 따라 바뀌지만, 식사의 핵심이라는 점은 동일하다.
내부 공간은 오픈 주방, 절제된 인테리어로 식사에 집중하게 만든다. 차분한 음악과 응대 방식도 같은 방향을 유지한다. 셰프가 혼자 운영하기 때문에 음식 제공까지 시간이 걸리는 편이며, 이를 불편으로 느끼는 경우도 있지만 전체적인 흐름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의견도 많다.
운영은 점심 시간대 중심으로 이뤄진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영업하며, 예약은 캐치테이블을 통해 100% 사전 예약제로 진행된다. 예약 경쟁이 있는 편이라 방문 전 확인이 필요하다.
후기에서는 “정성”, “편안함”, “재방문”이 반복된다. “채소가 이렇게 맛있을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먹고 나면 속이 가볍다”는 반응이 많다. 특히 구운 연근이나 반숙란 브륄레처럼 익숙한 재료를 다르게 풀어낸 구성에 대한 언급이 자주 보인다.
베이스이즈나이스는 채식을 강조하기보다 선택지로 제안하는 방식에 가깝다. 하루 한 끼 정도 채소 중심 식사를 경험해보자는 메시지를 일관되게 전달한다. 합리적인 가격 안에서 계절 식재료를 활용한 균형 잡힌 식사를 제공하고, 공간과 서비스까지 같은 방향을 유지한다는 점에서 빕구르망 선정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
Cook&Chef / 김성은 전문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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