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삼치를 부른다, 바다의 기름이 오르는 계절
송채연 기자
cnc02@hnf.or.kr | 2025-11-07 23:44:04
심장부터 두뇌까지 챙기는 삼치의 효능
이미지 생성: ChatGPT (OpenAI) 제공 / Cook&Chef 제작
[Cook&Chef = 송채연 기자] 바다의 수온이 내려가면 생선들은 지방이 오르고, 살이 단단해진다. 지금 이 시기에 가장 주목받는 생선이 있다. 바로 ‘겨울 삼치’다.
은빛 몸통에 날렵한 윤기가 도는 삼치는 ‘바다의 폭주족’이라 불릴 만큼 빠른 회유력으로 유명하다.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는 지방이 절정에 이르러, 구워도 살이 부서지지 않고 입안에서 고소함이 퍼진다. 회, 조림, 구이, 찜 어느 방식으로 조리해도 풍미가 깊고 감칠맛이 또렷하다.
바다의 보약, 삼치 속에 가득한 영양의 균형
삼치는 고단백이면서도 지방의 대부분이 불포화지방으로 이루어진 대표적인 건강 어종이다. DHA와 EPA가 풍부해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혈액 순환을 개선하며, 뇌세포를 활성화해 기억력 향상에도 도움을 준다. 미국 콜로라도주립대 브래드 라이스펠드 명예교수는 “삼치의 불포화지방산은 겨울철 피로 회복과 인지 기능 개선에 특히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비타민 D와 A, B군이 풍부해 면역력 유지와 시력 보호, 피로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또한 삼치 단백질은 체내 흡수율이 높아 근육 회복에 좋고, 칼륨과 마그네슘은 나트륨을 배출시켜 혈압 조절에 유익하다. 100g당 열량이 약 120kcal로 낮고 포만감이 길게 유지돼 다이어트 식단에도 자주 오른다.
다만 삼치에는 퓨린이 함유돼 있어 통풍이나 신장 질환이 있는 사람은 섭취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 지방이 많은 생선이지만, 대부분이 불포화지방으로 구성돼 있어 적정량만 지킨다면 건강한 지방의 공급원이 된다.
기후가 바꾼 어장, 서해로 올라온 겨울 손님
한때 남해와 제주 바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삼치가 최근 몇 년 사이 서해에서도 풍성히 잡히고 있다. 인천, 태안, 군산 일대 어민들은 “이젠 삼치가 꽃게 못지않게 서해를 대표하는 어종이 됐다”고 말한다.
기후 변화로 인한 수온 상승이 주된 요인이다. 먹이 어종인 멸치와 정어리가 북상하면서 삼치의 회유 경로도 함께 확장됐다. 그 결과 서해 연안 어획량이 눈에 띄게 증가했고, 인천에는 ‘삼치 거리’가 생길 만큼 소비 문화도 자리 잡았다.
신선한 삼치는 비린내가 적고, 소금에 절였다가 레몬즙을 뿌려 구우면 지방의 고소함만 남는다. 무, 생강, 마늘과 함께 조리하면 소화를 돕고 맛의 균형이 좋아진다. 잘 익은 김치 한 점을 곁들인 삼치구이 한 접시는 겨울 밥상의 완성이다.
겨울의 바다는 고요하지만 그 속엔 생명력이 가득하다. 삼치는 그 계절의 흐름을 가장 먼저 읽어내는 생선이다. 지방이 오른 살 속에는 단순한 맛을 넘어, 자연이 일러주는 ‘때의 지혜’가 스며 있다. 올겨울, 삼치 한 점이 전하는 바다의 온기를 느껴보자.
Cook&Chef / 송채연 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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