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르익은 술처럼'… 어르신이 빚고 설명하는 전통주, 서울 중구 ‘약현’

조서율 기자

cnc02@hnf.or.kr | 2025-12-15 17:20:36

중림동 옛 지명에서 출발한 ‘약현’
어르신이 직접 전통주 해설과 체험, 판매
서울 중구 중림동 중림종합사회복지관에 개소한 전통주 체험 홍보관 '약현' 사진=서울특별시 중구청

[Cook&Chef = 조서율 기자] 서울 중구(구청장 김길성)가 전통주를 매개로 어르신 일자리와 지역 관광을 동시에 키운다. 중구는 중림동에 어르신 일자리 공동체 사업단 ‘약현’을 조성하고 지난 10일 개소식을 열었다. 약현은 ‘약주(藥酒)’가 유래한 중림동의 옛 지명에서 이름을 따 지역 역사성을 전면에 내세운 전통주 문화 플랫폼으로, 노년층 주민이 직접 운영의 주체가 되는 것이 핵심이다.

약현은 중림종합사회복지관 2층 108.1㎡ 공간에 전통주 역사 홍보관과 시음·판매 공간, 제조 체험장과 교육실을 갖췄다. 서울시 어르신 일자리 사업장 운영지원 공모를 통해 마련된 이 공간에서는 전통주 역사 소개는 물론 시음과 판매, 우리 술 빚기 교육까지 한 번에 이뤄진다. 단순 판매를 넘어 ‘배우고 경험하는 술’에 초점을 맞춘 구성이다.

현재 17명의 어르신이 참여해 전통주 소믈리에, 해설, 시장 트렌드, 빚기 교육 등 전문 과정을 이수하고 있다. 교육을 마친 뒤에는 전통주 해설과 체험 강사, 시음회 운영, 매장 관리까지 전 과정을 맡는다. 함께 일하며 수익을 창출하는 ‘일자리 공동체’ 방식으로, 전통주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곧 경쟁력이 되는 구조다.

운영은 평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이며, 내년 2월까지는 역량 강화에 집중한다. 3월부터 시민과 관광객에게 문을 열어 시음·판매를 시범 운영하고, 8월부터는 전통주 빚기 체험을 확대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약현주’ 브랜드화와 지역 특산주 양조장으로의 확장도 구상 중이다.

서울역·명동·덕수궁·남산과 인접한 입지 역시 강점이다. 중구는 서울 자치구 최초로 도입한 ‘중구 투어패스’와 연계해 방문객을 유도할 방침이다. 김길성 중구청장은 “초고령화 시대에 어르신이 보람과 가치를 느낄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고, 전통주를 매개로 세대 간 소통의 장을 넓히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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