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생활 건강노트] 평생을 헤엄치는 참다랑어 속에 숨겨진 영양

송자은 전문기자

cnc02@hnf.or.kr | 2025-12-17 15:57:05

DHA·EPA가 강한 등푸른생선, 두뇌와 혈관을 함께 챙기다
‘바다의 닭고기’라는 별칭 뒤에 숨은 영양 설계
사진 = 픽사베이

[Cook&Chef = 송자은 전문기자] 참다랑어는 흔히 ‘참치’로 뭉뚱그려 불리지만, 식재료로서의 성격은 생각보다 정교하다. 육류처럼 단백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면서도, 생선 특유의 불포화지방산을 함께 가져가는 구조다. 그래서 참다랑어는 살을 빼기 위해 먹는 음식과 건강을 위해 먹는 음식의 경계에서 자주 소환된다. 고단백 식단을 하고 싶은데 매번 닭가슴살만 먹긴 지겹고, 그렇다고 기름진 메뉴로 흐르긴 부담스러울 때, 참다랑어는 선택지를 넓혀주는 재료가 된다.

그런 면에서 ‘바다의 닭고기’라는 별칭은 감각적 표현이 아니다. 참다랑어는 부위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단백질 대비 지방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라 포만감 대비 열량 효율이 좋다. 같은 양을 먹었을 때 식단이 무거워지지 않으면서도, 식사의 중심(메인 단백질)이 되기 충분한 밀도를 가진다. 여기에 생선이 갖는 장점 즉, 단백질만이 아니라 지방산 조성까지 ‘건강한 방향’으로 설계돼 있다는 점이 더해진다.

오메가-3의 핵심, DHA와 EPA가 만드는 ‘기능의 차이’

참다랑어를 영양학적으로 돋보이게 하는 건 단백질이 아니라 지방의 질이다. 특히 오메가-3 계열의 DHA와 EPA가 핵심인데, 이 둘은 역할이 다르면서도 서로의 빈틈을 메운다. DHA는 뇌와 신경계 구성에 관여하는 대표 성분으로, 기억력과 집중력 같은 ‘인지 기능’의 기반을 지지하는 방향으로 설명된다. 반면 EPA는 혈액이 원활히 흐르도록 돕고, 혈관 건강을 관리하는 축에 더 가깝다. 결국 참다랑어의 장점은 ‘지방이 적다’가 아니라, ‘필요한 지방을, 필요한 형태로 가져간다’에 있다.

이 지점에서 건강 식단을 고민하는 독자들이 자주 놓치는 포인트가 있다. 생선을 ‘단백질 대체재’로만 보면 닭가슴살과의 차이가 희미해지지만, 참다랑어는 단백질+지방산 조합이 만들어내는 효과 때문에 식단의 성격을 바꾼다. 같은 고단백 식단이라도 참다랑어가 들어가면 식사의 만족감이 높아진다. 주부 입장에서도 선택은 단순해진다. 한 번의 메뉴 결정으로 단백질과 오메가-3 축을 동시에 채울 수 있기 때문이다.

부위별로 달라지는 영양의 결

참다랑어는 부위에 따라 맛이 크게 달라지는데, 이 차이는 곧 영양의 차이이기도 하다. 붉은 살(살코기)은 상대적으로 담백하고 단백질 중심의 성격이 강해, 식단을 가볍게 유지하고 싶은 날에 유리하다. 반대로 뱃살 쪽은 지방 함량이 높아 고소함이 살아나고, 오메가-3가 집중되는 경향이 있어 풍미와 기능성을 동시에 노리는 선택지가 된다. 여기서 중요한 건 ‘좋고 나쁨’이 아니라 목적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체중 관리가 우선이면 붉은살 비중을 늘리고, 만족감과 영양 밀도를 올리고 싶다면 뱃살을 소량 곁들이는 식으로 조절하면 된다.

이렇듯 참치의 부위별 특성은 실제 밥상에서 큰 힘을 발휘한다. 같은 참다랑어라도 식단 목적(다이어트, 회복식, 가족식)에 맞춰 결을 달리할 수 있어, 단백질 식재료를 ‘고정 메뉴’가 아니라 ‘변주 가능한 재료’로 만든다.

참다랑어는 조리법이 복잡할수록 장점이 흐려질 수 있다. 핵심은 단순하다. 회라면 과한 곁들임보다 최소한의 고추냉이·간장 정도로 결을 살리고, 가열을 한다면 타다키처럼 겉만 빠르게 익히거나 스테이크처럼 짧게 구워 육즙과 향을 지키는 방식이 낫다. 향신 채소(허브)나 산미(레몬, 식초 계열)를 곁들이면 느끼함은 줄고 소화 부담도 덜해 ‘건강한 맛’으로 정리된다.

날생선이 부담스럽다면 통조림 참치 같은 가공 형태를 활용하는 것도 현실적인 방법이다. 다만 제품에 따라 포장 매체(기름, 물)와 나트륨이 달라지므로, 목적이 체중 관리라면 물 담금 제품을 우선 고려하고, 풍미가 필요할 때는 기름 담금 제품을 조리용으로 활용하는 식으로 쓰임새를 나누면 식단이 훨씬 깔끔해진다.

‘좋은 식재료’에 필요한 단서 하나

참다랑어는 분명 매력적인 식재료지만, 모든 사람에게 무제한 권장되는 식품은 아니다. 대형 어종은 체내에 중금속이 축적될 가능성이 있어 임산부·수유부·어린이는 섭취 빈도와 양을 특히 보수적으로 가져가는 편이 안전하다. 건강식재료는 언제나 ‘먹느냐 안 먹느냐’보다 ‘얼마나, 어떻게, 자주’가 더 중요하다. 참다랑어도 마찬가지다.

결국 참다랑어의 미덕은 거창함이 아니라 실용성에 있다. 단백질을 충분히 주면서 식단을 무겁게 만들지 않고, 오메가-3라는 기능성 축까지 자연스럽게 얹어준다. 맛의 만족도도 높아 ‘관리 식단’이 ‘일상 식사’로 넘어오는 데 도움을 준다. 건강을 생각하는 밥상은 대단한 재료보다, 좋은 재료를 좋은 방식으로 반복하는 데서 완성된다. 참다랑어는 그 반복을 가능하게 하는, 흔치 않은 균형형 식재료다.

Cook&Chef / 송자은 전문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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