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생활 건강노트] 올리브유만 좋은 기름일까? 씨앗유에 관한 오해

송자은 전문기자

cnc02@hnf.or.kr | 2026-05-25 09:30:44

카놀라유·해바라기유·포도씨유를 둘러싼 논란과 진실
중요한 것은 ‘어떤 기름을 쓰느냐’보다 ‘어떻게 먹느냐’에 있다

이미지 생성: ChatGPT (OpenAI) 제공 / Cook&Chef 제작

[Cook&Chef = 송자은 전문기자] 한동안 주방에서 가장 억울한 식재료를 꼽으라면 단연 식용유였을 것이다. 특히 카놀라유와 해바라기유, 포도씨유 같은 씨앗유(seed oil)는 온라인 건강 콘텐츠를 중심으로 ‘염증을 유발하는 기름’, ‘몸을 망치는 지방’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썼다. 일부에서는 씨앗유를 독성 물질처럼 표현했고, 특정 오일만이 건강에 좋다는 주장도 빠르게 퍼졌다. 자연스럽게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도대체 어떤 기름을 써야 안전한가”라는 혼란이 커졌다.

하지만 최근 영양학과 심혈관 연구 흐름은 조금 다른 방향을 이야기하고 있다. 미국심장협회(AHA)를 비롯한 여러 연구 기관들은 씨앗유에 포함된 불포화지방산이 심혈관 건강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포화지방 위주의 식단을 식물성 불포화지방으로 대체했을 때 혈관 건강 지표가 개선됐다는 연구 결과도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온라인에서 반복되던 ‘씨앗유 유해론’과 실제 연구 데이터 사이에는 적지 않은 간극이 존재하는 셈이다.

씨앗유는 왜 논란의 중심에 섰을까

씨앗유 논란의 핵심에는 오메가-6 지방산이 있다. 카놀라유와 해바라기유, 포도씨유 같은 식물성 오일에는 오메가-6 계열 지방산이 풍부한데, 일부에서는 이 성분이 체내 염증 반응을 높이고 만성질환을 유발한다고 주장해왔다. 특히 SNS와 유튜브를 중심으로 “오메가-6는 몸에 해롭다”는 단순화된 메시지가 퍼지면서 씨앗유 자체를 피해야 한다는 인식이 생겨났다.

그러나 실제 영양학적 접근은 훨씬 복합적이다. 오메가-6 지방산은 인체가 스스로 만들어내지 못하는 필수지방산 중 하나다. 즉 음식으로 반드시 섭취해야 하는 영양소라는 의미다. 최근 발표된 여러 연구 검토에서는 리놀레산을 포함한 오메가-6 지방산이 염증 지표를 유의미하게 증가시킨다는 결정적 근거는 부족하다는 분석도 이어지고 있다. 오히려 문제는 특정 지방산 자체보다 지나치게 가공된 식품과 과도한 열량 섭취, 불균형한 식생활 전반에 있다는 지적이 많다.

전문가들은 특히 ‘씨앗유가 많이 들어간 음식’과 ‘씨앗유 자체’를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한다. 감자칩이나 패스트푸드, 초가공 스낵류에 씨앗유가 사용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단순히 오일 하나로만 설명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정제 탄수화물과 과도한 나트륨, 첨가당, 높은 열량 같은 요소들이 함께 작용하기 때문이다.

올리브유만이 답은 아니다

최근 몇 년 사이 건강식 트렌드의 중심에는 올리브유가 있었다. 지중해식 식단과 함께 알려진 올리브유는 항산화 성분인 폴리페놀이 풍부해 혈관 건강에 긍정적인 식재료로 평가받는다. 특히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는 최소한의 정제 과정을 거쳐 향과 영양을 비교적 잘 유지한다는 점에서 프리미엄 식재료 이미지까지 갖게 됐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다른 식물성 오일이 ‘몸에 해로운 기름’이라는 뜻은 아니다. 카놀라유 역시 포화지방 함량이 낮고 불포화지방 비율이 높아 혈중 LDL 콜레스테롤 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식용유로 평가된다. 실제로 여러 연구에서는 카놀라유가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데 긍정적인 지표를 보였다는 결과도 소개된다.

흥미로운 점은 각 오일마다 강점이 다르다는 사실이다. 올리브유는 항산화 성분과 풍미가 강점이라면, 카놀라유는 비교적 높은 발연점 덕분에 볶음이나 부침 같은 조리에 활용하기 좋다. 포도씨유와 해바라기유 역시 고온 조리에 적합한 특성을 갖고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특정 기름 하나를 절대적으로 신봉하거나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 조리 방식과 식단 구성에 따라 적절히 활용하는 일에 가깝다.

기름은 ‘얼마나 쓰느냐’보다 ‘어떻게 쓰느냐’가 중요하다

식용유를 둘러싼 오해 중 하나는 “기름 자체가 건강을 해친다”는 인식이다. 하지만 영양학적으로 지방은 반드시 필요한 에너지원이며, 호르몬 합성과 세포막 유지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문제는 지방의 종류와 조리 방식이다.

특히 전문가들이 강조하는 부분은 ‘발연점’이다. 기름이 지나치게 높은 온도에서 오래 가열되면 산화가 진행되며 맛과 향뿐 아니라 영양 구성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 그래서 튀김이나 전처럼 높은 온도가 필요한 요리에는 발연점이 높은 오일을 사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반대로 올리브유나 참기름, 들기름처럼 향과 항산화 성분이 특징인 오일은 샐러드나 마무리용으로 활용하는 방식이 권장된다.

최근 가정에서는 오일을 혼합해 사용하는 방식도 늘고 있다. 예를 들어 카놀라유에 올리브유를 소량 섞으면 조리 안정성과 풍미를 함께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단순히 ‘좋은 기름 하나’를 찾기보다 요리 목적에 따라 유연하게 사용하는 방향으로 소비 패턴이 변하고 있는 셈이다.

결국 중요한 건 전체 식단이다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것은 식용유 하나만으로 건강이 결정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불포화지방이 풍부한 식물성 오일을 사용하더라도 전체 식단이 가공식품과 과도한 포화지방 중심이라면 건강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반대로 채소와 통곡물, 양질의 단백질 중심 식단 안에서 적절한 오일을 사용하는 것은 오히려 건강한 식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흥미로운 것은 식용유에 대한 공포가 커질수록 오히려 버터나 동물성 지방 소비가 늘어나는 역설적인 현상도 나타난다는 점이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연구 흐름은 포화지방 일부를 불포화지방으로 대체하는 식습관이 심혈관 질환 위험 감소에 긍정적이라는 방향이다.

결국 씨앗유는 ‘무조건 나쁜 기름’도, 반대로 ‘기적의 건강식품’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균형이다. 어떤 오일을 선택하느냐보다 더 중요한 건 과하게 가공된 음식을 줄이고, 자연에 가까운 식재료 중심으로 식탁을 구성하느냐가 아닐까.

Cook&Chef / 송자은 전문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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