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앤셰프.Chef Story> 동탄 '상해루' 곡금초 셰프 / 불(火)을 알아야 요리에서 자유롭다
조용수 논설위원
philos56@naver.com | 2019-07-16 07:24:45
- 중식조리사는 내 인생의 가장 멋진 삶
동탄에 위치한 ‘상해루’ 곡금초(曲錦超·취진초) 사부는 27살의 나이로 서울 신촌 ‘만다린’에서 12명의 조리사를 거느린 총 주방장이었다. 40년 전이라면 상당히 파격적인 대우였음이 분명하다. 어떤 이들은 좋은 스승을 만난 결과라고 알고 있다. 하지만 재능이 없었다면, 뛰어난 요리솜씨가 아니었다면 그런 일이 가능이나 했을까? 하지만 그에 대한 곡금초(曲錦超·취진초) 사부의 대답은 간단하고 명료하다.
“물론 재능, 요리하는 솜씨가 있어야겠죠. 하지만 솜씨는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아요. 솜씨가 5%라면 나머지 95%는 재료가 좌우하는 겁니다.”
그의 말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겸손이 묻어나는 판단이라 여겨지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렇게 5%의 솜씨로 50여 년간 한 자리에서 명성을 쌓는다는 건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문득 50여 년을 중식을 요리하고, 68세에도 불과 씨름하는 요즘도 중국음식이 맛있는지 불현듯 궁금해졌다. 게다가 아직도 매일 요리 하나하나를 직접 맛을 보고 검증하는 곡 셰프는아직도 짜장면이 맛있다고 한다.
“다른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저는 아직도 짜장면이 맛있고, 짬뽕이 먹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그게 사실입니다. 전 아직도 제가 만든 음식을 좋아한답니다.”
곡금초 셰프가 요리를 좋아하고, 그래서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으며, 후배들이 존경하는 자리에 올랐다는 것을 방증한다. ‘천재는 노력하는 사람을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고 했던가. 아무리 가난으로 선택한 직업이라 할지라도 중식을 진정으로 좋아하고, 그 일에서 행복을 느끼며, 삶의 전부로 삼았다면 지금의 곡금초(曲錦超·취진초)라는 명성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성공의 노하우는 치열함이다.치열(熾烈)은 성찰 熾와 매울(세찰) 烈이 합쳐진 단어로 세력이 불길 같이 맹렬하다는 뜻이다. 공교롭게도 곡금초(曲錦超·취진초) 사부는 자신을 불(火) 같은 성격이라 말한다. 그러고 보면 불(火)을 다뤄야 하는 중식 요리사로서 그는 불(火)과의 인연이 있고, 궁합도 잘 맞는 듯하다. 처음 요리를 배울 때 칼(刀)을 잡은 그는 3개월도 되지 않아 포기하고 만다. 도무지 자신과 맞지 않다고 판단한 까닭이다.
“칼(刀)에 소질이 없었던 것 같아요. 게다가 칼(刀)에 다치면 아파서가 아니라 기분이 나빴어요. 그런데 기름에 데면 이상하게 기분이 오히려 좋았어요. 뭐랄까. 돌이켜보면 불(火)을 다루는 게 너무 좋고, 재밌었던 겁니다.”
곡 셰프는 강한 불(火)과 약한 불(火)을 다루면서 요리를 만들 때 말할 수 없는 성취감을 느꼈고, 불(火)에 대한 매력에 빠졌다고 한다. 자신이 지금까지 중식 조리사의 길을 걸을 수 있던 것도 불(火)에 미쳐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하는 것이다.
“제 자식에게도 말합니다. 꾸준히 성장하길 원한다면 이 일에 미쳐라. 성공하겠다는 욕심보다는 치열한 시간을 보내라고 말이죠.”
경륜은 아무에게 쌓이는 것은 아니다. 곡금초(曲錦超·취진초) 셰프의 말처럼 집요하게 한 우물을 파고들 때에라야 성공이라는 문이 열릴 것이다. 덧붙여 중식 조리사의 길을 걷는 후배들에게 전할 당부가 없느냐는 말에 이렇게 말했다.
“다른 어떤 분야도 마찬가지겠지만 중식 역시 인생과 비슷합니다. 누구나 성공을 위해 자신을 던지지만 성공이 그리 쉽게 얻을 수 있는 열매는 아니죠. 치열한 과정을 즐겁게 견뎌야 합니다. 누구나 실수를 하고, 그 실수를 통해 교훈을 얻게 되죠. 그러면 어느 순간 자신이 원하던 성과가 눈에 보일 겁니다.”
곡 셰프는 그에 대해 “특히나 중식은 재료를 이해해야 한다”면서 “그것은 시간을 보내고 경륜이 쌓이면 성공을 이룰 수 있다”고 전한다. 앞으로도 힘이 닿을 때가지 이 길을 가겠다는 곡금초 셰프. 자신의 인생에 '중식은 삶의 전부이며, 아직도 불(火) 앞에서의 일이 재미있고, 행복을 느끼고 있다'는 그는 중식조리사들이 가장 존경하는 사부이자, 영원한 큰형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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