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당관세 악용 수입업체 9곳, 관세청 고강도 조사 착수
허세인 기자
cnc02@hnf.or.kr | 2026-02-27 23:40:29
가격 미인하·고가 신고·위장 추천 등 불공정 거래 전방위 점검
이미지 생성: ChatGPT (OpenAI) 제공 / Cook&Chef 제작
[Cook&Chef = 허세인 기자] 관세청(청장 이명구)이 할당관세 혜택을 받고도 판매가격을 낮추지 않은 것으로 의심되는 수입업체에 대해 고강도 관세조사에 착수했다. 물가 안정을 위해 도입된 관세 인하 조치의 효과가 소비자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는 지적에 따른 대응이다.
관세청은 2월 9일 도입된 2026년도 할당관세 적용 품목 가운데 육류 등 국민 먹거리와 밀접한 5개 품목의 수입 규모 상위 230개 업체 중 9개 업체를 1차 조사 대상으로 선정해 즉시 조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관세 인하 혜택, 소비자에 돌아가야
최근 원자재 및 식품 가격 상승으로 가계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일부 수입판매업체가 할당관세 혜택을 가격에 반영하지 않고, 기존 시장가격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인상해 폭리를 취한다는 의혹이 제기돼 왔다.
정부는 ‘민생물가 특별관리 장관회의’에서 할당관세 취지를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 관세청이 고강도 조사와 수사를 병행하고, 위반 행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할당관세는 일정 물량에 대해 한시적으로 낮은 세율을 적용해 수입단가를 낮추고, 이를 통해 국내 물가 안정을 유도하는 제도다. 그러나 제도의 허점을 이용해 차익만 챙기는 사례가 발생한다면 정책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
수입가격 고가 신고·유통 지연도 정밀 점검
관세청은 수입부터 유통·판매 전 과정에 걸쳐 강도 높은 점검을 실시한다. 우선, 할당관세 적용 기간 중 수입물품 가격을 고의로 높게 신고해 관세차익을 부당하게 가로챘는지를 조사한다. 국내 거래 세적 자료와 유통·판매 단가 결정 방식까지 들여다보고, 불법 외환거래가 의심될 때는 수입대금 외환조사도 병행한다.
또한 저율 관세가 적용되는 물량을 부당하게 과점 매입한 뒤 특수관계 법인에 저가 납품하는 등 불공정 거래 행위도 조사 대상이다. 할당물량 추천 요건인 보세구역 반출 기한 준수 여부, 실수요자 배정 물량의 제조·가공 사용 여부 등도 집중 점검한다.
관세청은 2024~2025년 관세조사를 통해 할당물량을 고가 판매 목적으로 유통 지연하거나, 제3자 명의를 내세워 물량을 확보한 뒤 관세를 포탈한 사례 등을 적발해 총 1,592억 원의 탈루세액을 추징한 바 있다.
관세조사 전담반 43명 투입… “끝까지 추적”
이번 조사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서울·인천·대구 본부세관에 총 43명 규모의 전담반을 편성했다. 조사 과정에서 유통·판매가격 미인하 행위가 확인되면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등 관계 부처에 통보해 후속 조치에 나설 계획이다.
수입가격 고가 조작이나 할당물량 부당 확보가 적발되면 탈루세액을 추징하고, 고의적 가격 조작은 즉시 범칙수사로 전환한다. 조사 결과는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TF’와 공유해 제도 개선과 단속 강화에도 활용할 예정이다.
이명구 관세청장은 “유통·판매가격을 낮추지 않고 시장가격으로 판매해 할당관세 도입 취지를 무력화하는 불공정 거래에 대해서는 끝까지 추적하겠다”라며 “물가 안정에 기여하고 시장 질서를 바로잡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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