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급식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 급식노동자 보호 첫 명문화
허세인 기자
cnc02@hnf.or.kr | 2026-01-30 23:50:48
건강·안전 국가 책임 명시, 인력 기준 근거 신설
학교급식법 가결 후 조합원들이 단체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 =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Cook&Chef = 허세인 기자] 1월 29일 오후 2시 50분, 국회 본회의장에서 학교급식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최종 가결됐다. 이날 본회의장 방청석에는 학교급식 폐암 산재 당사자를 비롯한 급식노동자들과 법 개정에 함께해 온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자리해 표결 과정을 직접 지켜봤다. 개표 결과가 발표되자 방청석에서는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왔고, 일부 조합원들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법안 통과 직후, 이들은 국회 본관 계단 앞으로 자리를 옮겨 학교급식법 개정을 환영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은 “급식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오랜 싸움이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라며 법안 통과의 의미를 강조했다.
국민 청원에서 본회의 통과까지… 현장이 만든 변화
이번 학교급식법 개정은 단기간에 이뤄진 입법이 아니었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은 지난해 전국 41개 시민사회단체, 제 정당과 함께 ‘안전한 노동, 행복한 급식 100만 청원운동본부’를 결성하고, 학교급식법 개정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전국적으로 전개해 왔다.
대통령실 앞 농성, 국회 앞 단식 농성, 108배 투쟁에 이어 4일간의 총파업까지 이어진 투쟁 끝에, 총 32만 2,896명의 국민 청원이 모였다. 학교 급식실에서 반복돼 온 산업재해 문제, 특히 폐암 산재 문제에 대한 사회적 공감이 확산되며 법 개정 필요성에 대한 여론도 빠르게 형성됐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학교급식법 개정안은 본회의 표결에서 찬성률 99.57%라는 압도적 지지를 받으며 통과됐다. 현장에서 이를 지켜본 급식노동자 조합원들은 감격의 눈물을 쏟았다.
법안 가결 직후 우원식 국회의장은 급식노동자들을 향해 “긴 세월 동안 고생 많으셨다”라며 격려의 말을 전했다. 본회의장 의원석에서도 자발적인 박수가 이어지며 법 통과를 축하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개정 학교급식법, 무엇이 달라지나
이번에 통과된 학교급식법 개정안은 그동안 제도적으로 공백 상태에 놓여 있던 급식노동자 보호를 법률 차원에서 명시한 것이 핵심이다. 개정법은 학교 급식시설에서 조리 업무에 종사하는 조리사와 조리실무사를 ‘학교급식종사자’로 법에 명확히 규정하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이들의 건강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시책을 마련하도록 의무를 부여했다.
또한 급식노동자 1인당 적정 식수 인원 기준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해, 향후 학교 급식실 인력 배치의 최소 기준을 제도적으로 마련할 수 있는 근거도 포함됐다. 교육감은 이를 토대로 지역과 학교 여건을 고려한 급식 인력 기준을 수립하게 된다. 아울러 일정 규모 이상의 학교에는 영양교사를 2인 이상 배치하도록 해 급식 운영의 안정성을 높이도록 했다.
그동안 급식노동자들은 학교마다 다른 인력 배치와 열악한 조리 환경 속에서 과중한 업무를 감내해 왔다. 이번 개정으로 급식실 노동 환경과 안전 문제가 학교나 개인의 선택이 아닌 법과 제도의 영역으로 들어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급식청원운동본부는 “학교급식법 개정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시행령 마련과 예산 반영, 현장 적용 과정까지 지속적으로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급식노동자의 건강권이 실제 현장에서 보장될 수 있도록 환기 시설 개선, 인력 충원 기준 마련 등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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