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저소득층 식품지원에 ‘탄산·사탕 제한’… 건강이냐, 취향이냐
조서율 기자
cnc02@hnf.or.kr | 2026-03-19 23:59:14
탄산·사탕 제한 정책에 소비자 반발…“선택권 침해 vs 건강 유도”
[Cook&Chef = 조서율 기자] 미국 저소득층 식품지원 프로그램인 'SNAP(Supplemental Nutrition Assistance Program, 저소득층 식료품 구매 지원 제도, 이하 ‘스냅’)'을 둘러싸고 식품 구매 제한 정책이 법적 분쟁으로 확대되고 있다.
글로벌 식품 매체 '푸드 다이브(Food Dive)'에 따르면, ‘스냅’ 이용자 5명은 미국 농무부(USDA, United States Department of Agriculture)와 브룩 롤린스 농무장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대상은 콜로라도, 아이오와, 네브래스카, 테네시, 웨스트버지니아 등 5개 주에서 시행 중인 구매 제한 조치다.
해당 정책은 각 주가 연방정부로부터 ‘예외 승인(waiver, 웨이버)’를 받아 탄산음료와 사탕 등 일부 품목의 ‘스냅’ 구매를 제한하는 방식이다. 현재 미국 농무부는 22개 주에 대해 예외 승인한 상태다.
원고 측은 미국 농무부의 승인 과정이 행정절차법(Administrative Procedure Act, 연방 행정절차 규정 법률)과 2008년 식품영양법(Food and Nutrition Act of 2008, 식품지원 프로그램 운영 근거 법률)을 위반했다고 주장한다. 또한 주별로 상이한 기준이 적용되면서 소비자와 유통업체 모두에 혼란과 부담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일부 주에서는 허용 품목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나 상품코드(UPC, Universal Product Code)가 제공되지 않아, 소매업체가 상품별 허용 여부를 자체 판단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매장 직원 교육과 전산 시스템 수정 등 추가적인 운영 부담도 발생하고 있다.
논쟁의 핵심은 저소득층의 ‘건강’과 ‘선택권’ 사이의 충돌이다.
미국에서는 저소득층일수록 가격이 낮고 열량이 높은 가공식품 위주의 식단을 소비하는 경향이 강하며, 이로 인해 비만과 당뇨 등 만성질환이 집중되는 구조가 고착화돼 있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가난할수록 더 비만하고 더 아프다”는 것이 큰 사회 문제이다.
미 정부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스냅’을 통해 구매 가능한 식품을 제한함으로써 보다 건강한 식단을 유도하려는 셈이다.
저소득층에 대한 식품 지원에 값싸고 건강하지 못한 식품을 지원하는 것이 옳지 않다는 의견도 있지만, 특정 식품군을 제외함으로써 복지 수혜자의 기호를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또한 소비자가 구매를 거부당했을 때 이를 이의 제기할 수 있는 절차가 부족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번 소송은 단순한 제도 위법성 여부를 넘어, 공공 식품지원이 어디까지 개인의 식단에 개입할 수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논쟁으로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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