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썹 인증이 무색” SPC, 식품위생법 위반 1위 불명예

이경엽 기자

cooknchefnews@hnf.or.kr | 2025-09-05 12:20:14

이물질 혼입만 15건… 머리카락·비닐까지 국민 식탁 위협

 [Cook&Chef = 이경엽 기자] SPC가 최근 5년간 식품위생법 위반 1위 기업으로 드러났다. 해썹(HACCP) 인증 기업으로서 안전을 보증해야 할 SPC가 오히려 가장 많은 위반 사례를 기록하면서, 국민 먹거리를 위협하는 비윤리적 경영 행태가 도마 위에 올랐다.

 
SPC, 최근 5년간 63건 적발 “머리카락·비닐·탄화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미화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해썹 인증을 받은 주요 식품기업 8곳의 위반 건수는 총 113건이었다. 이 가운데 SPC 계열사에서만 63건이 적발돼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특히 경기 시흥시 삼립 시화공장은 이물질 혼입으로만 수차례 적발됐다. 적발된 이물질은 △머리카락 6건 △비닐 4건 △탄화물 3건 △실 2건 등으로, 식품 제조 과정의 관리 부실이 여실히 드러났다. 2020년에는 12건이라는 ‘위생 참사’ 수준의 적발이 이뤄졌으며, 지난해에도 여전히 문제가 반복됐다.

“국민 먹거리 책임 기업의 자격 있나”

위반 건수 2위 기업은 롯데(20건), 이어 CJ, 오뚜기, 농심, 크라운, 대상, 삼양식품 등이 뒤를 이었다. 하지만 단일 기업으로 SPC가 차지하는 비중은 압도적이다.

전체 8개 기업의 위반 사례 중 이물질 검출이 66.4%(75건)로 가장 많았으며, 위생적 취급기준 위반(12건), 해썹 기준 위반(9건) 등도 잇따랐다. 이는 곧 “국민이 매일 먹는 빵, 라면, 음료 등 식품에 이물질이 혼입된 채 유통됐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해썹 인증은 원재료 관리부터 제조·가공·조리·유통 전 과정의 위해 요소를 차단하는 제도다. 그러나 해썹 인증 상위 기업에서 이 같은 반복적 위반이 발생한다는 것은, 제도의 신뢰성과 기업의 자정 능력 모두가 의심받을 수밖에 없음을 보여준다.

SPC, ‘윤리 없는 경영’의 민낯

SPC는 파리바게뜨, 삼립, 샤니, 비알코리아(던킨·배스킨라빈스) 등 국민 식탁과 일상에 깊숙이 들어온 브랜드를 운영하는 기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머리카락과 비닐이 섞인 식품을 생산하는 위생 관리 부실을 63차례나 반복했다는 것은,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구조적이고 반복적인 ‘윤리 부재 경영’의 결과다.

식품기업이 소비자의 신뢰를 잃는 순간, 그 피해는 단순한 브랜드 이미지 훼손에 그치지 않는다. 이는 곧 국민 건강과 직결되는 심각한 사회 문제다. SPC가 위생법 위반 1위라는 불명예를 안은 지금, 해썹 인증 제도와 기업의 책임 있는 경영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시급하다.

서미화 의원은 “상위 식품기업들의 계속되는 위반으로 해썹 인증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며 “국민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근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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