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음식, 국가가 지킨다…막걸리·떡·제염에 최대 1억 5천 지원

민혜경 기자

cooknchefnews@hnf.or.kr | 2025-09-11 10:42:07

사진 = 국가유산청

[Cook&Chef = 민혜경 기자] 국가유산청(청장 허민)이 전통 음식과 식문화를 비롯한 국가무형유산 종목을 지자체와 손잡고 본격 지원한다. ‘충북의 막걸리, 이야기로 마시다’, ‘손으로 빚는 문화(정읍 떡 만들기)’, ‘소금으로 이어가는 삶의 기술(울산 제염)’ 등 음식과 직결되는 프로그램이 다수 선정되면서, 전통음식 전승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려는 정부 의지가 확인된다.

이번 사업은 「2026년 전승공동체 활성화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지역 단위에서 전승되는 국가무형유산 공동체종목을 지자체가 직접 발굴·운영하도록 돕는 것이다. 프로그램별로 조사·연구, 전승 기반 확보, 활용·홍보를 추진할 수 있도록 연간 최대 1억 5천만 원까지 지원된다. 특히 내년부터는 지자체 간 협업이나 광역 단체 주관 사업에 한해 기존 1억 원에서 5천만 원이 추가된 상향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올해 최종 선정된 13개 프로그램 가운데 주목할 만한 것은 전통음식과 관련된 지원 항목이다. 충청북도가 주관하는 ‘충북의 막걸리, 이야기로 마시다’는 지역 고유의 막걸리 빚기 문화를 전승하고 홍보하는 프로그램으로, 단순한 술의 재현을 넘어 막걸리에 얽힌 이야기와 공동체 문화를 함께 알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전북 정읍의 ‘손으로 빚는 문화’는 마을에서 전승된 떡 만들기 방법을 기록·교육으로 연결해, 떡을 단순한 음식이 아닌 세대 간 문화를 이어주는 매개로 다룬다. 울산 남구의 ‘소금으로 이어가는 삶의 기술’은 전통 제염법을 조사하고 창업과 연계해, 식재료 생산의 뿌리인 소금 문화를 현대적으로 확장하는 시도다.

이밖에도 강원 정선·원주·속초가 협업하는 ‘강원아리랑 문화사업화 프로젝트’, 전남 진도의 ‘한글서예로 새긴 진도소리’, 경북 예천의 ‘열두 달 즐거운 예천세시기’ 등이 함께 선정됐다. 총 31개 지자체 신청 프로그램 가운데 전문가 평가를 거쳐 최종 13개가 뽑혔다는 점에서, 전통문화의 다양성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공적 관심이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가유산청은 올해 12월 사전 컨설팅을 거쳐 2026년부터 본격적인 전승·교육·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국민이 쉽게 향유할 수 있는 국가무형유산 문화콘텐츠를 육성하고, 지역 공동체 주도의 전승활동을 적극 지원하겠다”며 “특히 전통음식과 관련된 무형유산이 현대 사회에서 경쟁력을 갖추도록 기반을 넓혀 나가겠다”고 밝혔다.

전통음식은 단순한 과거의 재현이 아니라, 농산물 소비·지역경제·식도락 관광과 직결되는 산업적 의미를 지닌다. 이번 지원 확대는 ‘한식’과 ‘전통음식’을 문화유산이자 미래자산으로 바라보는 관점의 전환이며, 지역 단위의 음식 공동체가 국가 정책과 연결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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