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재료 넘어선 ‘자연의 보약’… 버섯이 몸을 치유하는 법

송채연 기자

cnc02@hnf.or.kr | 2025-10-28 22:29:33

염증 억제·혈압 안정·항암 보조까지, 매일 한 줌의 버섯이 만드는 변화
표고·새송이·느타리·양송이·팽이… 버섯별 건강 효과 이렇게 다르다

이미지 생성: ChatGPT (OpenAI) 제공 / Cook&Chef 제작

[Cook&Chef = 송채연 기자] 버섯은 단순한 반찬이 아니다. 저칼로리이면서도 단백질, 비타민, 미네랄이 풍부해 ‘먹는 보약’으로 불린다. 최근 영양학자들은 버섯이 면역력 강화·염증 억제·혈압 조절·뇌 기능 유지 등 전신 건강에 도움을 준다고 강조한다.

미국 헬스닷컴에 따르면 식용 가능한 버섯은 약 100여 종에 달하며, 대부분이 저나트륨 식품으로 건강 유지에 필요한 주요 영양소를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다.

염증 억제·혈당 안정화… 질병 예방의 첫걸음

버섯에는 베타글루칸과 폴리사카라이드 같은 생리활성 물질이 풍부하다. 이 성분들은 체내 염증 반응을 조절하고 면역세포의 과도한 활성화를 억제해 만성 염증으로 인한 손상을 줄인다.

만성 염증은 심장병·당뇨병·암·알츠하이머 등 각종 질환의 원인이기 때문에, 버섯의 항염 효과는 질병 예방에 큰 의미가 있다.

또한 버섯은 혈당지수(GI)가 낮고 당 함량이 거의 없어 혈당을 급격히 높이지 않는다. 식이섬유인 키틴이 혈당 흡수를 지연시키고, 인슐린 저항성을 완화해 당뇨병 예방에 도움을 준다. 췌장의 인슐린 분비 기능을 개선하고 간의 포도당 대사를 조절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혈압 낮추고 체중 조절까지

버섯은 100g당 20kcal 내외의 낮은 열량 덕분에 다이어트 식단의 단골 재료다. 수분과 섬유질이 많아 포만감을 오래 유지시켜 과식을 막는다. 한 연구에 따르면, 고기 대신 버섯을 사용한 식단을 1년 유지한 사람은 동일한 칼로리 섭취에도 체중과 허리둘레가 유의하게 줄었다.

혈압 관리에도 유익하다. 버섯에 풍부한 칼륨이 나트륨 배출을 돕고, 혈관을 이완시켜 혈압을 안정화한다. 또한 일부 연구에서는 버섯의 성분이 혈관수축효소(ACE) 활성을 억제해 고혈압을 예방하는 효과를 보였다.

뇌 건강과 정신 안정에도 ‘효과 입증’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연구진이 11년간 2만 4000명을 추적한 결과, 버섯을 꾸준히 섭취한 사람은 우울증 위험이 43% 낮았다. 이는 버섯의 항산화 아미노산인 에르고티오네인이 뇌세포의 산화 스트레스를 줄이고, 신경전달물질 균형을 유지해주는 덕분이다. 비타민 B군 또한 신경 에너지 대사를 촉진해 뇌 피로를 완화한다.

싱가포르 국립대 연구에서도, 주 2회 이상 버섯을 섭취한 노인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경도인지장애 위험이 절반 이하로 나타났다. 버섯의 항산화·항염 작용이 뇌혈류를 개선하고 노화를 늦춘 결과다.

면역력·항암 효과까지 두루 갖춘 버섯

버섯은 장내 유익균을 늘려 면역세포 활성을 조절하는 프리바이오틱 식품으로 평가된다. 특히 느타리·표고버섯은 NK세포(자연살해세포)의 활성을 높여 감염 방어력을 강화한다. 항바이러스·항균 작용이 있어 감기나 독감 예방 보조식품으로도 각광받는다. 

또한 펜실베이니아주립대의 메타분석 결과, 하루 18g의 버섯을 섭취한 사람은 전체 암 발생 위험이 45% 감소했다. 항산화 성분이 DNA 손상을 줄이고 암세포 성장에 필요한 신생혈관 생성을 억제하기 때문이다.

버섯마다 다른 건강 비밀

버섯은 종류마다 효능이 조금씩 다르다. 팽이버섯은 비타민 B1, B2, C가 풍부해 면역력 강화와 감기 예방에 도움을 준다. 새송이버섯은 단백질 함량이 높고 열량이 낮아 다이어트에 이상적이며, 피부 건강에 유익한 비타민C와 B6를 함께 지니고 있다.

느타리버섯은 식이섬유가 많아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간 기능을 개선하는 데 좋다. 양송이버섯은 인과 폴리페놀, 셀레늄 등이 풍부해 뼈 건강과 항산화 작용에 탁월하고, 표고버섯은 칼륨과 비타민D 전구체가 많아 혈압 조절과 동맥경화 예방에 효과적이다.

가을, 버섯이 약이 되는 계절

가을은 버섯의 향과 영양이 가장 깊어지는 시기다. 자연산 송이와 표고는 항산화 성분이 풍부해 ‘면역의 계절’에 꼭 챙겨야 할 식재료다. 조선시대에는 송이버섯이 임금에게 진상될 만큼 귀한 식품이었고, <동의보감>에도 영지·복령·석이·송이가 약재로 기록되어 있다.

버섯은 현대에 이르러 항산화·면역 강화·항암 보조식품으로 자리 잡았다. 볕 좋은 날 햇빛에 30분 정도 두면 비타민D가 10배 이상 늘어나므로, 조리 전 잠시 일광욕을 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버섯, 매일의 밥상에서 ‘자연의 보약’으로

버섯은 특별한 조리법이 없어도 좋다. 볶음, 찜, 국, 샐러드 어디에 넣어도 맛을 해치지 않는다. 말리거나 냉동하면 영양이 오히려 농축돼 장기간 활용이 가능하다. 햇볕에 말린 표고는 비타민D가 풍부해 성장기 어린이와 중장년 모두에게 이롭다.

이 가을, 버섯은 단순한 반찬이 아니라 몸을 회복시키는 자연의 약재다. 하루 한 줌의 버섯이 피로와 질병을 이기는 건강 습관이 된다.

Cook&Chef / 송채연 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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